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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로니에 Aug 26. 2018

원고 투고와 퇴고 그리고 기다림

주변에서 책을 써보란 소리를 들은건 2007년이었다. 내가 사진과 함께 쓴 글이 짧지만 너무 재밌다고 했다. 2015년 기아나 도착 후 내 생활에 대한 사진과 일기를 본 한국 친구들이 에세이를 써보라고 한다. 너무 독특하다고..

2017년 1월 1일부터 책상에 앉아 본격적으로 책을 썼다. 2017년도가 결혼 10주년이었기에 내 결혼생활 10년을 정리하고 싶었다.

그리고 책은 3개월이면 쓸 줄 알았고 출판도 바로 할 줄 알았다. 책은 쓰고 다시 쓰길 1년. 1차 원고가 나왔다. 출판사에 먼저 문의를 했다. 원고를 다 보내면 도용될까봐 원고 몇 페이지와 기획안만 보냈다. 2주가 지났는데도 연락이 없다. 한마디로 거절당한 것이다. 나는 충격에 빠졌고 다시 원고를 수정하고 또 수정했다.
누구는 원고 투고하고 바로 다음달 출판사에서 계약하자고 했다는데 나는 "그 누구"는 아닌가보다.2018년도 3월까지 원고를 수정했다. 책 쓴지 1년이 지난 후부터는 내가 수정하는 이 원고는 과연 완벽한가 고민하며 볼때마다 원고를 수정하고 있었다. 4월 어느날. 정말 토할만큼 원고를 수정했다. 그래도 내 맘에 들지 않았다. 10년이 지나도 맘에 들것같지 않아 출판사에 원고 투고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

우선은 출판업계 대기업 위주로 투고를 했다. 거절메일도 다 달랐다. 어느 출판사는 내 원고를 받자마자 본인들은 에세이를 받지 않는다며 기획방향이 달라 거절했다. 어느 회사는 한장 분량은 될만큼의 구구절절한 거절 편지를 보냈다. 오랜시간 회의를 거쳤지만 출판할수 없게 되었다며 내 책 내용이 너무 좋은데 안타깝다고.. 내 입장에선 원고 투고하고 상심하지말고 용기내란 소리에 조금 위로가 되었지만 결국 거절 메일이었다. 어느 회사는 4월에 한번 6월에 한번 총 두번에 걸쳐 거절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난 이미 다른 출판사와 계약을 한 뒤였는데 말이다.

출판사에 투고를 할때 한꺼번에 모두 투고하지 않고 2주 기간을 두고 조금씩 투고했다. 보통 회의를 거쳐 출판여부가 결정되는데 2주가 걸린다고 했다. 첫번째 투고한 출판사에서 친절하게 2주 후에도 연락이 없으면 출판이 안되는걸로 알라고 알려주셨다.

몇번의 거절메일을 받고 출판사를 다시 찾아보게 되었다. 출판계 대기업이 아닌 내 책 내용과 비슷한 책들을 출간하는 곳.
<에세이 여행 육아 취미 해외>
나와 맞는 출판사를 찾았다. 그리고 원고 투고을 하면서 다짐했다. 이번에도 거절당하면 그동안 쓴 원고를 다 뒤집고 새로 시작하겠다고. 2주 후 출판사로부터 연락이 왔다. 출판 하자고 한다. 의심 많은 나는 물었다. 반기획 출판 등으로 내가 내야 할 돈이 있냐고. 전혀 없다고 한다. 계약서도 메일로 받아 아는 번역가 분에게 계약서 내용도 확인했다. 사기가 아니였다. 그때서야 내가 진짜 책을 내는구나 실감했다.

한국에 들어와 출판사와 계약하는 날.  의심도 많고 겁도 많은 나는 전에 오랫동안 출판사에서 편집과 영업 업무를 보던 친구와 함께 나갔다.

드디어 사인을 했다.

그리고 바로 내 원고를 종이로 받아보게 되었다. 출판사 대표님께서 내 원고를 인쇄해 수정할 부분을 정리해 오셨다. 한달동안 읽고 수정하고를 반복하다 7월 말 최종 원본을 출판사에 넘겼다.

퇴고하면 기쁠 줄 알았는데 여전히 뭔가 부족한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았다.


마지막 한달동안 책을 수십번 고친 이유는 지명을 불어발음 그대로 쓸것인가 한국 사이트에 나온 한국식 발음으로 쓸것이냐가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

예를 들어 프랑스 사람들과 이야기 할때 외인부대 본부가 있는 Aubagne "오바뉴" 라는 글을 쓸 . 언젠가 내가 오바뉴 라고 했더니 외국친구들이 아무도 못 알아 듣더라. 그도 그럴 것이 원래 발음 "오바니으" 다.

나 또한 이런 경험이 있다. 친구들이 가수 이야기를 하는데 마리아 까레 란 이름이 자주 등장했다. 알고보니 머라이어 캐리였다. 그 다음 들은 가수 이름 미콜잭쏭.  마이클 잭슨이였다. 뭐 이런 식이다. 우리는 불어도 영어발음식으로 읽고 쓴다. 정작 프랑스에 가서 지명을 그렇게 물었다간 아무도 알아듣지 못할 것이다. 내가 산 남미 기아나 쿠루의 원래 발음은 귀안 꾸후이다. 한국 사이트에 귀안 꾸후라고 치면 절대 안 나온다. 영어식 기아나 쿠루라고 기입해야한다. 이런 고민거리를 경험이 많은 출판사와 미리 의논했다면 원고 수정이 더 빨랐을지도 모르겠다.


지금 출판사 편집장은 바쁘실거다.
디자이너도 바쁘실거다.

나는 며칠 전 프랑스 본토로 돌아와 이삿짐 정리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새로운 도시.
새로운 집.
아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
늘 그렇듯이..


집 정리가 되고 애들 학교가 시작되고 이 도시가 조금 적응 될때쯤엔 내 책 표지 디자인을 고를 수 있지 않을까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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