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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로니에 Feb 19. 2024

프랑스 큐브 대회

영국 여행을 마치고 바로 다음 날에 아들은 큐브 대회에 참가했다. 아들은 연습도 제대로 못하고 참가한 셈이다.


경기 참가 신청은 작년부터 했다.

첫 번째 접수 때는 대기 명단에만 있다가 대회 구경도 못했다.

그 후 두 달 뒤에 있던 대회는 대기 명단에 있다 대회 참석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 하필 대회 2주 전에 복싱 학원에서 손목 부상을 당해 경기에 참석할 수 없었다. 2주가 지났어도 보호대를 계속 차고 있을 만큼 통증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협회에 불참을 통보하고 대기자에게 자리를 양보했다. 이 대회는 집에서 차로 한 시간 거리였었다.


드디어 세 번째 접수. 영국 가기 며칠 전 남편이 아들에게 명단이 올라갔다며 여행 다음 날 큐브 경기에 참석할 거라고 말했다.

"엥??"

아들은 연습할 시간이 부족했다.

그래도 다행인 건 경기장이 집에서 차로 30분 거리라는 점이다.


경기 전 대회 측에선 메일로 안내 사항을 보내줬다.

우리는 아들이 참여하는 3×3×3 경기 시간 한 시간 전에 도착했다.

도착했을 땐 4×4 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우리는 첫 참석이라 어떻게 진행되는지 살펴보았다.


월드 큐브 어소시에이션 대회 사이트에는 이번 주말에 열리는 대회가 소개되어 있었다.

우리와 같은 테이블에 앉은 가족은 벨기에에서 왔다.

이날 1등을 한 사람은 독일에서 왔다.

다들 열정적이다.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경기장 안에는 큐브 돌리는 소리만 났다.


큐브 종류마다 경기 시간이 다르며 한 경기 접수비는 5유로다.

경기 순서는 이랬다.

3×3 대회에 130명이 접수했다. 경기 시작을 알리면 각 그룹별로 진행되는데 아들은 첫 번째 그룹이었다. 20명 정도가 한 그룹이었다.


테이블 위에 큐브를 담는 검정 상자가 있다. 자기 번호를 찾아 그곳에 본인이 사용할 큐브를 담고 대기실에서 기다린다. 우리는 처음이라 큐브를 하나만 가져갔는데 사람 사람들은 두 개씩 가져왔더라.

대기하면서 연습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관계자가 그 통을 가림막이 있는 곳으로 들고 가 큐브를 섞는다. 큐브가 준비되면 관계자가 통을 들고 와 대기실에서 이름을 호명하고 테이블에 앉는다. 옆에는 심사위원이 앉아있다.

15초 동안 큐브를 먼저 보고 경기를 시작할 수 있지만 보통 8초 정도까지만 보고 시합에 들어가야 한다. 규칙이 많은데 나는 잘 모르겠다.


두 손을 테이블에서 띄는 순간 경기 시작이며 경기가 끝나면 두 손을 테이블에 올려놔야 시계가 멈춘다.


경기는 5번 참가해 평균을 낸다.

아들의 포함된 첫 번째 그룹사람들의 평균 점수가 사이트에 실시간 업데이트됐다.


130명 중 절반 안에 들면 오후에 두 번째 경기에 참여한다.

아들의 평균은 17초대이다. 아들은 너무 긴장해서 손이 떨렸다고 한다.


10살쯤 되어 보이는 중국 남자아이가 심사위원 자리에 있었는데... 상황을 보니 경기에 참석하는 사람들이 심사위원도 하고 경기 진행도 돕고 경기 참가자가 테이블에 아직 앉지 않았을 땐 본인들도 큐브 연습을 하고 있었다.


아들은 그 중국 아이가 큐브 만지는 모습을 보더니 "손이 엄청 빠르다"라고 말했다. 경기 후 그 아이 평균 점수를 보니 11초다.


한 할머니는 1분 50초를 기록해서 꼴찌를 하셨다. 나도 그 할머니 경기 모습을 봤는데 시간에 연연하지 않고 아주 천천히 여유롭게 경기에 임하셨다.


한 아이 엄마가 동영상 촬영을 하길래 "자리 바꿔줄까?" 물었더니 "아냐 괜찮아. 우리 가족 세명이라 여기저기 다 퍼져있어" 아빠와 두 딸아이가 동시에 시합을 하고 있었다.


한 청년은 경기 시작 전 테이블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동영상 촬영하며 요란을 떨더니..1분을 넘겼다.

빈 수레가 요란하구나.


아쉽게도 아들은 2차전에 올라가지 못했다.  첫 그룹에서 아들이 1등이었기에 2차전 참석을 할 줄 알았는데 최종 결과를 보니 그렇지 않았다. 15초 안에 들어야 2차전에 참여할 수 있었다. 1등은 6초였다.

우리는 아들에게 대회 참석한 것에 의미가 있고 또 이런 대회로 더 동기 부여가 될 수 있으니 너무 스트레스 받지말고 즐기라고 말해주었다.


첫 대회를 경험한 아들은 다음에는 반 친구들 (큐브하는 모임)과 함께 오고 싶다고 말했다.


오늘 좋은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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