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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esoo Jung Oct 09. 2023

당신도 사이코패스적 성향을 가지고 있나요?

삼원적 사이코패시 측정 스크리닝 (TriPM)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실로 진지하고 단단한 관계의 필수 요건은 상대방을 기준으로 한 공감과 배려라고 결론 내렸다. 물론 앞으로는 달라질 수도 있다. 이것이 가능케 하려면 우선적으론 '나'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 자신을 알지 못하면 타인과 내가 어떻게 다른지 어떻게 비교조차 할 수 없게 되니까 말이다. 아마 우리는 막연하게 타인도 나와 같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올바른 인간성'의 기준은 '나의 성향'을 기준 잡는 편협한 인간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나의 성향을 먼저 탐구한 후엔, 주위 사람들은 어떻게 다른지 그 차이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다른 사람을 나와 같다는 비약적 배려를 없애주기도 하고, 다름을 틀림으로 오인하지 않게 해준다. 다름에서 나오는 살짝 불편한 것들이 있더라도, 너도 인간 나도 인간, 정답은 없으니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고, 그 마음가짐은 서로를 이해하고자 하는 의지의 동기부여가 된다. 우리는 이렇게 '그럴 수 있지'로 이해심이 넓어지는 것이다.


실제로 나도 나 자신이 사이코패스적 특성을 보편적인 사람들보다 더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기 전까진 주변인들의 삶이 이해가 가질 않았다. 감정을 느낄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 느끼는 것을 택하여 자신의 인생을 피곤하게 만드는 것 뿐만 아니라, 왜 감정 표현을 비언어적으로 하는지, 그리고 나에게 왜 같은 에너지 소모를 강요하는지, 그렇지 않으면 왜 서운해하는지 의문투성이였다. 범죄심리학을 전공한 것은 나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주는 것을 시작으로, 인류에 대한 피상적이지 않은, 진실한 포용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애초에 감정선이 다를 수 밖에 없다고 인정을 하니, 나랑 같은데 왜 저런 선택을 해? 가 아니라, 타인의 입장에서는 저 선택이 가장 좋은 선택이겠구나, 혹은 선택할 수 없는 부분이겠구나-라며 의도나 지적 능력을 의심하지 않게 되어버린 것이다. 악의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니 다 인내할 수 있게 되고 스트레스도 덜해지더라.


말한 것은 지키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사실, 실로 하고 싶은 것만 내뱉는 편이다. 나 자신조차도 평소 마음속에 생각 속에 깊게 새겨, 기회가 주어진다면 할 수 밖에 없게 되는 것들을 입으로 내뱉으려고 한다. 사이코패스적 성향이나 기질(타고나는 거라면)에 대한 편견이 없어지고 올바른 이해도가 우리 사회(한국 사회)에 적립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내 마음속 심어진 씨앗은 2017년 경을 시작으로 내 마음에 계속 뿌리 내리고 있었나보다.


석사 과정을 마친 후엔 결이 맞는 곳이 없어 심리학계는 마음을 접었다. 정책연구, 입법기관에서의 경험을 선택하였고, 철학, 학제 간 연구로 새로운 분야를 수학하면서도 마음 한쪽 편엔 사이코패시에 대한 미해결 감이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우연히 Psychopathy Is라는 리서치 센터를 알게 되었을 땐 마음에 잔잔한 긍정적인 일렁임이 일었던 것을 보면.


그곳을 도와 범죄적 성향을 무조건 포함하는 PCL-R 같은 사이코패스 테스트가 아닌, 사이코패스적 성향이나 기질(타고난 것이라면)에 반사회성을 무조건 적으로 포함하지 않는 테스트인 TriPM을 연구하고 이에 대한 내용을 한국어로 번역했다. 한국어가 모국어인 사람들이 사이코패시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그 성향이 높은 사람들이 자신을 좀 더 정확히 파악하여, 주변인을 좀 더 이해할 수 있도록. 그리고 그 다름으로 인해 발생하는 스트레스가 좀 더 적어질 수 있도록. 그리고 비슷한 사람들이 생각보다 주위에 많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면, 혹여나 지금까지 존재했던 고독감이나 공허함이 해소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https://psychopathyis.org/screening/tripm-korean/


이곳에 들어가면 사이코패시를 한국어로 측정할 수 있으며, 동시에 한국어로 결과를 받아 볼 수 있다. 범죄자용 그러니까 반사회적 인격을 가진 이(보통 범죄자)를 대상으로 만든 테스트인 PCL-R과 다르게 일반인들도 '자신의 사이코패스적 성향'을 진단 할 수 있으며, 사이코패시는 사이코패스이다/아니다로 말할 수 있는 게 아닌 스펙트럼이다-라는 전제로 개발된 도구이다. 사이코패스적 성향이 높으면 높을수록 점수가 높다.


참고로 나의 결과는 이러하다.

테스트 결과 1


테스트 결과 2



나는 탈 억제성 점수가 낮다. 이는 충동성, 무책임함, 분노, 적대성 등의 조절에 대한 점수이고, 높을수록 충동 통제가 필요할 때 자기 행동을 억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이 탈억제 성이 DSM-5(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에 있는 반사회적 인격장애와 관련성이 높다고 말한다 (사이코패시는 정신질환이 아니다). 어찌 보면 당연하다. 이러한 성향이 사이코패시가 높은 사람이든 낮은 사람이든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사실임이 분명하다.


이처럼 나 같은 범죄자가 아닌 일반인을 고려하여 개발된 TriPM으로는 탈 억제성이 낮게 나왔더라도, 다른 두 점수가 높다면, 사이코패스적 성향이 높은 사람이라는 결과를 갖는다. 나는 지킬 것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이해가 가지 않기에 범죄심리학을 시작했고,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이 나의 존재의 이유라 생각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고로 난, 사이코패스 테스트로 가장 널리 알려진 PCL-R로는, 성향/감정선 등이 사이코패시에 해당하더라도, 범죄적 성향이 없기 때문에 사이코패스라고 나올 리가 없었지만, TriPM으로는 사이코패스적 성향이 높은 사람이라는 테스트 결과를 갖게 되었다.


이제 학문적으로 견고해졌으니, 이를 기반으로 사이코패시에 대한 편견을 줄이고,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기회가 닿을 때마다 무언가를 하게 되지 않을까? 사이코패시가 주된 관심사는 아닌 게 되어 버렸지만, 본질에 대해서 탐구하는 것,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탐구하고, 자신의 것을 선택하며 살아, 타인의 것도 존중하며, 책임의식이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 그것이 내가 의미 있어 하는 것들이고, 글로 말로, 이것들을 전하는 것이 내가 좋아하는 활동이니까. 그리고 사이코패시도 분명 본질이 흐려진 주제임이 분명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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