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지키는 기도
황금측백나무의 꽃말은
“기도”입니다.
누구에게 들어 달라는
기도라기보다,
넘어지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붙잡아 온 마음의 기도.
나는 그 마음이
어떤 것인지 알고 있습니다.
어릴 때 나는
주장이 분명한 아이였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지만,
그 마음을 온전히 드러내기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부모님 사이의 공기가
언제 흔들릴지 모르는 긴장 속에서
나는 자연스럽게
‘엄마 아빠를 화나게 하면 안 된다’는
법을 먼저 배웠습니다.
가족이 불안해질까 봐
내 목소리를 조심스레 감춰 왔고,
그래서 집보다
바깥세상에서 숨 쉬는 일이
더 편했습니다.
즐거워서가 아니라,
그곳이 나를 지켜 주는 공간
같았기 때문입니다.
밖으로 뛰어나간 건
놀고 싶어서가 아니라,
나를 잃지 않기 위한
어린 나의
작은 생존 방식이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내 목소리를 되찾으려 하자
가족과의 관계는
종종 엇박자가 났습니다.
마음은 분명 서로를 향해 있었지만,
표현 방식이 달랐고,
그 차이가 때로는
상처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중 하나는
오랫동안 말하지 못한 채
남아 있었던 마음입니다.
가끔 감정이 예민해질 때면
엄마는 나를 오빠와
비교하며 말하곤 했습니다.
우리 둘은 단지
성향이 다른 사람들일 뿐인데,
그 말들이 쌓일수록
나는 ‘나라는 사람’이 부족한 것처럼
느껴져 마음이 아팠습니다.
가끔 엄마는
“넌 돈 잘 벌면 부모님 무시할 애다.”
라고 농담처럼 말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그 말은,
그때의 저에게는
조금 크게 들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압니다.
그 비교와 농담은
나를 낮추기 위한 말이 아니라,
엄마가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표현한 걱정이었다는 것을.
그리고 나는
오빠와는 다른 결로
자라 온 사람일 뿐이라는 것을.
지금의 나는
부모님 집에서 독립했지만,
완전한 자립은 아직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가족의 말이나 기대에
조금 더 흔들리고,
조금 더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나는
누구를 버리는 사람이 아니라,
내 삶을
스스로 책임지고 싶은 사람입니다.
그게 사랑의 반대가 아니라는 걸
언젠가 자연스럽게
서로가 이해하게 되리라 믿고 있습니다.
황금측백나무는
눈에 띄지 않는 자리에서도
언제나 푸르게 서 있습니다.
누구에게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자리를 조용히 지키기 위해서.
나는 그 나무를 보며
내 어린 시절의 나를 떠올립니다.
불안 속에서도 버티고,
상처 속에서도 자라나려 했던 그 아이를.
그래서 조용히 말해 줍니다.
“괜찮아.
너는 늘 최선을 다해 살아냈어.
너의 속도로, 너답게
살아가도 괜찮아.”
황금측백나무처럼
조용히 버티며 자라 온 사람들,
상처를 지나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우리의 기도는
누군가에게 들어 달라는 것이 아니라,
무너지지 않기 위해
스스로에게 건네 온
아주 깊고 조용한 마음이었다는 것을.
황금측백나무,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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