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에서 벗어난다는 의미

비주류의 언어와 감각을 익혀야 할 시기

by 블루센스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는 마흔이 되어서야 절절하게 와닿는다고 한다.

요즘 서른은 여전히 젊지만, 마흔은 다르다.

같은 40대라 해도 처한 상황은 제각각이다.

솔로인지, 결혼을 했는지, 아이가 있는지.

이제는 무엇이 ‘있는지’와 ‘없는지’가 또렷하게 갈리는 나이다.

나는 보통 여성이 많은 직업을 가지고 있다.

전공을 살려 실무에 남는 이들은 드물고, 그중 40대까지 지속하는 사람은 더욱 적다.

이쯤 되면 업의 전문성을 인정받고 성과로 이어지는 시기다.

하지만 책임이 커지는 만큼, 조직 안에서는 말과 행동을 신경써야 할 시기이다.

회사 생활이 익숙해질수록 알게 된다.

성과는 꼭 노력의 결과만이 아니 라는걸

조직 내 흐름, 특정 세력, 판단 구조 속에서 방향이 결정되기도 한다.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원칙보다, 정치적 감각이 우선하는 상황을 종종 목격하며 깨달았다.

이런 사내 정치속 인간관계의 피로도는 나이를 먹을수록 커진다. 이런 거친 정글 속에도 아늑한 내

팀이 있어 다행이지만, 이제는 예전처럼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한다.

코로나 이후 친목 문화가 줄고, 개인주의가 일반화되면서 대화의 주제조차 줄어들었다.

선뜻 퇴근 후 맥주 한잔 하자는 말조차 ‘실례가 될까’ 고민하게 되는 시대다.

그래서일까.

사람들 속에 있으면서도 어울리지 못하고, 멤도는 이들이 많다.

나 역시 그렇다.

그저 속하지 못한 채 바깥을 서성이는 누군가가 되어버렸다.

속하진 못하지만, 그 안에서 생겨나는 보이지 않는 선은 여전히 나를 민감하게 만든다.

그래서 팀원 한 명을 제외한 단톡방은 개인적으로 좋게 보진 않는다.

누구라도 자신을 뺀 채 채팅방이 만들어졌다고 하면 기분 좋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그 상황을 억울해하지 않고 받아들일수 밖에 없는 순간이 온다는 걸.

나는 더 이상 주류가 아니다.

돌이켜보면 나도 예전엔 기성세대를 향해 날을 세웠던 시절이 있었다.

말이 안 통하고, 고리타분하고, 자신의 이야기에만 몰입한 세대.

그런 기성세대가 되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어느새 나도 그 자리에 와 있다.

가끔 후배와 대화의 물고가 트이면 정신없이 말을 쏟아낸다.

나중에야 깨닫는다.

상대는 어색한 침묵 속에 불편해하고 있다는 걸.

사람이 떠나는 건 그 불편함 때문이다.

상대의 기분과 상태를 살피며, 과하지 않게, 자연스럽게 머물다 빠지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이제 나와 비슷한 사람들은 더 이상 젊지도, 특별히 매력적이지도 않다.

상위 10%를 제외하면, 우리는 그저 재미없는 부장이고, 지루한 과장일 뿐이다.

그러니 인정하자.

이제는 주류의 언어가 아닌 비주류의 언어를 배워야 할 시기다.

기분 좋게 회식을 마쳤다면, 2차 가기전 이렇게 말하면 된다.

“먼저 가볼게요.”

“왜 벌써 가세요”라는 말은, 아마 99.9% 빈말일 것이다.

나는 더 이상 주류가 아니다.

이제는 비주류로서, 조금은 더 조용하고 예의 있게,

나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법을 연습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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