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레즈 라캥
책을 읽다 보면 ‘에고이즘’이라는 단어가 계속 눈에 밟힌다. 이 추잡한 이야기는 에고이즘, 즉 이기주의에 관한 이야기이다. 좀 더 풀어서 설명하자면, 지극히 자신밖에 모르는 사람들이 한 데 모여 피비린내 나는 진흙의 구렁텅이로 굴러 떨어져 파멸을 맞는 이야기이다.
자신의 아들을 왕으로 세워 작은 왕국을 건설하려 했던 라캥 부인.
어린 왕자처럼 자라 세상 물정을 전혀 모르는 카미유.
억눌려 있던 욕망의 휩쓸림을 감당하지 못 한 테레즈.
편안하고 안락한 삶을 위해 살인까지 서슴지 않는 로랑.
목요일 밤의 유희를 잃지 않고 싶은 목요일 밤의 손님들.
이들 모두가 자신의 욕망과 욕구를 위해 행동했고 그 결과 악이 톱니바퀴처럼 서로 맞물리면서 파멸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이 이야기가 가지고 있는 모습은 이 소설 속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다른 책에서도, 영화에서도 그리고 현실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복수가 복수를 낳는, 비극이 비극을 부르는 이야기는 자연스럽고도 진부하면서 현실적이다.
이 잔혹한 비극의 시작은 ‘이기적 존재’들이다. 누가 더 큰 잘못을 했는가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왜냐하면, 어느 톱니바퀴가 더 큰 지를 따지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본질적인 문제는 톱니바퀴의 크기가 아니라,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의 순환 그 자체이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강물을 흐리듯이 악은 선을 쉽게 흩뜨리고 물들인다. 반면 악은 크기와 수량에 관계없이 전체를 잠식해간다. 마치 암과 같다. 선(정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모든 악(악성종양)을 모두 들어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악이 퍼지는 시간을 늦추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악의 톱니바퀴에서 벗어나든지, 그 속에서 파멸을 맞을 것인지. 다른 선택지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