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갑작스럽게 췌장암 판정을 받았다.
1달 전에는 해외 바닷가 풀빌라에서 요가 수업을 듣고 스파를 하며 유유자적 보냈고
3일 전에는 양양에 있는 화려한 펍에서 이강인 선수가 골 넣는 장면을 보며 환호성을 질렀는데...
그렇게 평안한 일상을 살아가던 나에게 찾아온 암은 나의 육신을 파괴하고 마음을 흔들었지만
파괴와 흔들림은 새로운 파동이 되어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암치료는 17개월째 현재 진행 중이고 때로는 참기 힘든 고통을, 때로는 깊은 심연으로 빠지는 듯한 막막함을 느끼게 하기도 하지만 의외로 예상하지 못했던 선물같은 일상을 주기도 한다.
그 이야기를 여기에 나누고 싶어졌다.
최근 암판정을 받으신 분들에게는 암이 나의 인생을 흔들 수는 있지만 파괴할 수는 없었다는 사실을 알려드리고 한 사람이 암과 얼마나 씩씩하게 싸워가고 있는지 알려드리고 싶었다.
현재 암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는 분들에게도 누구나 한번쯤 겪었을 에피소드를 함께 나누며 서로를 위로하고 치료 중 알게 된 새로운 것들도 이야기 해드리고 싶었다.
평범한 일상을 영위하며 살아가시는 분들에게는 삶의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아가는 글이 되길 바랬다.
이 글의 끝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나도 알 수 없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나는 육체적으로는 어느 때보다 연약하지만 마음은 가장 풍요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점이다. 결론이 어떻게 되어도 해피앤딩이 될 이야기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