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11

by 정글

몇 달 전, 큰 맘먹고 주말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역시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하는 건 무리였습니다.

시작한 지 일주일 만에 포기했습니다.

결혼을 앞두었으니 돈을 모으긴 해야 될 거 같은데 참..

어디서 사나 고생하긴 역시 마찬가지라는 걸 새삼 또 깨닫습니다.

기공소에서 같이 일하는 한국 아저씨 한분이 새삼스레 저에게 이런 질문을 하셨습니다.

"지금 일하는 거 재밌어?"

"아니요, 그냥 그렇습니다."

"그럼 주말에 주방에서 하는 일은 재밌어?"

"아니요, 그것도 그냥 그렇습니다."

"재밌는 걸 해야지. 나는 이 일이 재밌거든."

갑자기 왜 물어보셨을까요? 제가 주말에 다른 일을 한다고 해서 재미를 찾아다닌다고 생각하셨을까요?

이유야 어떻든 저는 재밌는 일을 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일은 그저 돈벌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아주 잘할 생각이 없습니다.

솔직히 못 하지만 않으면 충분하고, 하고 싶은 일과 돈벌이는 철저하게 구분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생각해 보다 깨달은 것은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로는

절대 돈을 벌 수 없을 거라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아, 그래서였나 보다. 언제부턴가 내 삶에서 활기가 사라진 게 그때부터였나 보다.'

막연하게 하고 싶은 것을 해 나가던 그때,

지금 하고 있는 이 일로 언젠가 빛날 날을 기대하던 그때의 나는 더 이상 없었습니다.

'사는 건 원래 힘든 거야. 어쩔 수 없어.'라고 말하면서

점점 설렘이 없는 삶에 무덤덤 해져가는 스스로가 불쌍하게까지 느껴집니다.

다시 활기를 찾기엔, 본능적으로 의심을 먼저 하게 됩니다.

망설일수록 걱정만 커져가는 것 같아서 무작정 작가 신청부터 덜컥해 버렸습니다.

그렇게 던져지듯이 써 내려간 이야기가 바로 '캐나다로 도망친 한국 남자'입니다.

과연 글쓰기로 돈을 벌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적어도 삶의 활력은 찾은 것 같습니다.

꾸준히 쓰다 보면 언젠가는 빛날 날이 오지 않겠어요?ㅎㅎ

"신호등은 결국 파란불로 바뀐다."


지금까지 제 이야기를 읽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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