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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이흔 Feb 15. 2024

늦게 배운 도둑질

날 새는 줄 몰랐다.

이제 글을 쓴 지가 이 년, 브런치에 글을 발행한 지가 일 년 반이 지났다. 그동안 많은 글을 올렸다 지웠다 했고, 혹시라도 다가올 지 모르는 출간 제의와 같은 기회를 기다리다 보니 시간은 참 빨리도 지나갔다. 그러는 사이에 함께 공감하던 작가님들 사이에서 POD 출판의 열풍이 불었다. 그런 작가님들을 접하다 보니 나도 무작정 글만 쓸 것이 아니라 종이책으로 남기고 싶다는 욕망이 불쑥 솟기 시작했다. 물론 출판사에서 내 책을 출간해 주겠다고 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겠지만, 그동안의 상황으로 미루어보건대 그럴 가능성은 전혀 없다는 사실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기에, 나도 POD 출판 쪽으로 눈을 돌렸다.


그래서 작년 12월부터 그동안 브런치에 발행했던 글과 그동안 나의 노트북에서 잠들고 있던 글을 분야별로 정리해서 출간 원고를 만들기 시작했고,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했듯이, 12월에 두 권의 책을 부크크를 통해서 출간했다. 짧은 소설 모음집 <초여름의 기억>과 단편소설집 <섬>이 그것이다. 그리고 브런치에도 공개했듯이 시집과 에세이, 그리고 또 그 외의 책까지 줄줄이 출간 의뢰용 원고를 다듬기 시작해서 무작정 출판에 돌입했다. 그야말로 늦게 배운 도둑질에 날 새는지 모르는 격이 되어 버렸다. 그렇게 출간한 책이 아래의 3권이다. 첫번째 에세이는 2월 초에 출간됬는데, 마지막 인문집이 이제야 내 손에 도착했길래 지금 소개를 올린다.


참! 이번에는 지난번과는 다르게 부크크가 아닌 퍼플(교보문고에서 운영)에서 출간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부크크에서 출간한 도서는 교보문고 인터넷 서점에 입점하기까지 너무 시간이 걸린다. 반면에 퍼플에서 출간한 도서는 곧바로 교보 인터넷 서점에서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지 신청 과정의 차이라면, 미리 보기용 파일을 작가가 직접 만들어서 올려야 한다는 것인데, 이것도 미리 보기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하면 올릴 필요는 없다. (미리 보기 파일은 앞면 표지+여백 1페이지+내지 전체+뒷표지의 구성으로 작성한다)


출간한 책을 한꺼번에 소개하겠다.


 




1. 정이흔 에세이 <벚나무도 생각이 있겠지>

이 도서는 브런치의 일상 산문 매거진과 내 노트북에 있던 수필들을 모아서 엮은 책이다.  총 32편의 글이 수록되어 있고, 표제작은 '벚나무도 생각이 있겠지'이다. 이 도서는 표지를 디자인할 때, 한참 전에 아내가 나와 그림 그리러 다니다가 그린 작품 중에 하나를 골라서 표지에 넣었다. 그리고 판권지에 "표지 정세흔"이라고 당당하게 명시해 주었다. 총 139페이지의 글이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2204832




2. 정이흔 시집 <흩뿌린 먹물의 농담 닮은 무채의 강이 흐른다>

이 도서 역시 브런치에 발행했던 시와 노트북에 보관 중이던 시, 총 52편을 117페이지 한 권으로 엮었다. 표제작은 브런치에서 발행한 <여명>이다. 표지 디자인도 내가 했는데, <여명> 시를 지은 계기가 된 물새 떼가 떠있는 이른 아침 한강의 사진을 넣어서 디자인했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2228393




3. 글쓰기 안내 인문서 <글쓰기가 두려운 사람은 책을 읽지 마라>

이 도서는 브런치에 발행했던 '나의 글쓰기론'과 '평론이든 서평이든 독후감이든'의 글을 하나로 묶어서 엮은 책이다. 글쓰기가 두려운 사람들에게 나의 경험을 곁들여서 좀 더 편하고 부담 없이 글쓰기를 시도해 볼 수 있도록 안내해 주고 싶었다. 총 135페이지의 책이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2260909




이제 일차적으로 지난 일 년 반 동안 써온 글들 중에서 상당 부분이 종이책으로 탈바꿈했고, 내가 필요할 때에는 언제든지 구입하여 보관, 혹은 배포가 가능해졌다. 이제 앞으로는 다시 새로운 글쓰기에만 전념할 것이며, 시간이 적당히 흘러서 새로운 원고가 쌓이게 되면 다시 종이책으로 출간할 것이다. 역시 써둔 글은 종이책으로 출간해서 보관하는 것도 글을 쓰는 재미 중에 하나인 것 같다. 그런 면에서 나는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작가님들께 POD를 적극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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