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념의 관음증이 창밖을 뒤덮는다
안을 훔쳐보는 것이 범죄 행위인 줄 모르고
안에서도 밖을 내다보지만
고추잠자리처럼 꼬리를 이어 붙인 러브버그에서
부끄러움이라곤 찾아볼 수 없다
공공장소 애정행각을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음이 안타까울 뿐
계절 넘나드는 철새도 아닌 처지에
어쩌다 발 디딘 이곳에서
불꽃처럼 짧은 생 다하고 사라지는 너희는
멀어도 너무 먼 길 떠나온 방랑객
하지만
오키나와의 뜨거운 햇볕 피해
정착한 이곳도 그리
살기 좋은 곳만은 아니라
조금 더 서늘한 곳을
찾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