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괜찮겠거니
초록 잎사귀 예쁜 화분을 들여놓으면서 애정을 쏟았었는데 어느샌가 물주는 걸 잊곤 했다.
미안한 마음에 허둥지둥 물을 흠뻑 주고 나면 축 쳐져 있던 식물이 다시 물을 머금고 싱싱하게 살아났다.
그걸 몇 번 반복하고 나니 잎이 좀 쳐져 있어도 죽지는 않겠거니 하며 더 신경을 안 쓰게 되었는데...
그렇게 습관적으로 무심히 지내던 어느 날, 많이 심각해 보이는 화분이 눈에 들어왔다.
그제야 큰일 났다 싶어 화분을 물에 담그고 지켜보았지만
전과 달리 반응이 전혀 없었고
괜찮겠거니, 그래도 되겠거니 생각했던 것은
한계점을 지나 내 생각처럼
괜찮지 않았다.
글·그림 반디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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