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계탕에 어린 한
대학 1학년 여름 방학 유명 삼계탕집 알바를 시작했다. 처음 해보는 알바임에도 펄펄 끓는 돌솥 안에 든 삼계탕을 2인분씩 나르려니 조심스럽고 무거워서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알바시간에 주어지는 짧은 휴식은 비좁은 난간 같은 철재계단을 따라 건물
옥탑에 자리한 허름한 식당에서 직원식을 먹는 시간이 다였는데...
아르바이트를 하니 내심 한 번쯤은 그 유명 삼계탕을 맛볼 수 있지 않을까 했지만
마지막까지 그런 일은 없었고, 어쩌다 보니 길다면 길었던 근 두 달의 아르바이트는 끝났다.
세월이 흘러 그 유명 삼계탕집 앞을 지나면 첫 알바의 추억이 떠오르곤 하는데
그 유명한 맛집에 가서 삼계탕을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먹어본 적 없는 삼계탕에 나도 모르게 작은 한이라도 맺혔던 걸까?ㅎ
내가 주인이었다면 한 번은 아르바이트생에게 삼계탕을 맛보게 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
미래의 단골 고객이 될 수도 있는 아르바이트생에게 인상 깊은 맛보기쯤은
있었어도 되지 않나 싶지만,
지금도 북적거리는 가게 안을 보니
여전히 그런 알바생 걱정쯤은 안 해도 되긴 해 보였다.
글·그림 반디울
https://www.instagram.com/bandi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