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어른이 되지 않아

삼계탕에 어린 한

by 반디울
알바1.jpg

대학 1학년 여름 방학 유명 삼계탕집 알바를 시작했다. 처음 해보는 알바임에도 펄펄 끓는 돌솥 안에 든 삼계탕을 2인분씩 나르려니 조심스럽고 무거워서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알바3.jpg

알바시간에 주어지는 짧은 휴식은 비좁은 난간 같은 철재계단을 따라 건물

옥탑에 자리한 허름한 식당에서 직원식을 먹는 시간이 다였는데...

아르바이트를 하니 내심 한 번쯤은 그 유명 삼계탕을 맛볼 수 있지 않을까 했지만

마지막까지 그런 일은 없었고, 어쩌다 보니 길다면 길었던 근 두 달의 아르바이트는 끝났다.



알바2.jpg

세월이 흘러 그 유명 삼계탕집 앞을 지나면 첫 알바의 추억이 떠오르곤 하는데

그 유명한 맛집에 가서 삼계탕을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먹어본 적 없는 삼계탕에 나도 모르게 작은 한이라도 맺혔던 걸까?ㅎ


알바4 흑백.jpg

내가 주인이었다면 한 번은 아르바이트생에게 삼계탕을 맛보게 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

미래의 단골 고객이 될 수도 있는 아르바이트생에게 인상 깊은 맛보기쯤은

있었어도 되지 않나 싶지만,

지금도 북적거리는 가게 안을 보니

여전히 그런 알바생 걱정쯤은 안 해도 되긴 해 보였다.



글·그림 반디울






keyword
작가의 이전글어른이 되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