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여행 후, ‘잡초야, 넌 전생에 뭐였니?’
잔디인 척 숨어 살던 잡초를 엄지와 검지로 뽑으며 ‘현세가 이제 끝나는구나! 너는 환생하겠니?’ 잡초에게 물었다. 멍하니 표주박 속 잡초를 보고 있는데, 남편이 큰 소리로 “여보, 그만 뽑고, 밥 먹자!” 한다.
“ 오분만, 정리하고”
잡초 뽑을 때는 시간이 도망가듯 흐른다.
8월, 열기로 꽉 찬 저녁 정원! 커다란 검은색 학원 가방을 메고 들어서며,
아들은 “엄마! 잡초 뽑아요? 그만 하세요. 일사병 걸려요” 한다.
“해지는데, 뭔 일사병, 얼른 밥 먹자. 근데 아들, 잡초가 죽으면 또 잡초로 태어날까?”
“네?”
“힌두교는 환생을 믿잖니, 그래서 말인데, 잡초가 죽으면 다시 잡초로 환생할까 해서~”.
아들은 “굳이” 하고 더운 마당을 휘둘러보고 들어간다.
커피가루를 마당에 뿌리려 나왔다 ‘환생’ 소리를 들은 남편은 “밥 먹자니까 갑자기 환생은~”한다. 가볍게 차려진 식탁에 셋이 앉아 밥을 먹었다. 식탁에서 보는 잔디는 깊고 초록의 생기로 가득하다. 누런 표주박이 한눈에 들어왔다. 파릇파릇한 잔디 한가운데 잡초 무덤을 품고 있는 표주박은 건조하고 팍팍했다. 남편은 핸드폰의 야구 스코어를 흘깃 보며 저조한 성적에 안타까움의 탄식을 내고, 아들은 오이 무침을 맛나게 아싹 아싹 씹는다. 나는 잔디밭과 표주박을 보며, “여보! 식물도 환생하겠지? 근데 잡초가 쌓을 공덕이란 게 있을까?”하고 물었다.
남편은 ‘이 여자가 오늘은 무슨 소릴 하나!’ 하는 눈으로 날 바라봤다.
“아니, 잡초를 뽑다 보니, 미안한 맘도 들고, 어쨌든 잡초 환생에 도움이 되면 좋을 듯 하단 생각이 들어서. 잡초도 생명이잖아”하니, 남편은 미소를 머금고 “글쎄, 인간과 동물만 환생한다고 하지 아마?” 한다.
“꼭 사람과 동물만 환생하란 법 있어? 살아있는 것이면 다 같지, 보편적으로, 잡초 환생!”
남편은 황당하다는 듯 “잡초 환생이라!”하며 물기 가득한 열무김치를 집었다.
“잡초가 더 좋은 존재로 환생하면 좋지 않을까 해서” 깻잎장아찌를 쌀밥에 올려 맛나게 먹는 아들에게,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잡초 환생을” 하고 물었다.
“잡초가 왜 환생을 해요. 환생 안 해도 돼요. 잡초 많아요” 한다.
남편은 아들 대답에 한껏 웃으며, “잡놈 환생도 아니고, 참! 잡초 환생 시키느라 고생했어~, 많이 먹어” 한다. 오이도, 열무도 아닌 잡초라서, 얼마 살지도 못하고, 잔디인 척 짧게 살다 죽었지만, 그 많은 잡초가 내 손을 빌어 좋게 환생하길 순진하게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