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뽀삐뽀

노래를 읽는 밤

by 단팥

어렸을 적 시끌벅적했던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깔깔거리며 신이 나게 놀다가 문득 일어나 보니 어느새 땅거미가 내려앉은 어둑한 놀이터에 나 혼자만 남겨져 있던 날이 있었다.


어른이 되어서도 종종 느꼈던 그 기분. 회사에서 혹은 집에서 어두운 공간 속에 나만 남겨진 것 같은 그런 순간이 어린 시절의 연장인 듯 이어 적도 많았다.


살다 보니 나 하나쯤 없어진다 해도 누구도 신경 쓰지 않고 슬퍼하거나 눈물조차 흘리지 않을 것 같아, 그만 세상과의 작별을 떠올리다가 이런 내가 너무 불쌍하고 가여워 마음을 쓰다듬던 날들도 었지.


괜찮아. 누군가 날 위해 슬퍼하지 않더라도 나는 매일 내가 너무 아깝고 애달파서 눈물을 흘려주고 있으니까.

우리, 노래를 부르고 또 들었으면 좋겠다. 김뜻돌의 노래를 함께.



https://youtu.be/UAHP1VgljnE



삐뽀삐뽀- 김뜻돌

나는 내가 언제 죽을지도 몰라요
길을 걷다 고공 크레인에 내가 깔려죽어도
이 밤 저 밤 헤매다 내가 사라지면
그제서야 찾으러 전화하지는 말아요

어쩌다 이 지경이 돼버렸나
사람들은 이제 내 얘기에 귀를 닫고
시끄러운 뉴스만 진짜는 아니야

이젠 다 놓을 준비를 해
어젯밤 꾸었던 꿈까지
작은 도시의 공기처럼
너도 오염될 게 뻔할걸

나는 내가 언제쯤 죽을지는 몰라도
누군가의 희생과 바꾸지 않았으면 해

나는 내가 언제쯤 죽을지는 몰라도
누군가의 눈물과 바꾸지 않았으면 해

나는 내가 언제쯤 죽을지는 몰라도
누군가의 돈과는 바꾸지 않았으면 해

나는 내가 언제쯤 죽을지는 몰라도
누군가의 명예와 바꾸지 않았으면 해



사진/김뜻돌 앨범 '꿈에서 걸려온 전화' 자켓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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