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6시 30분. 사람들이 붐비는 1호선 역사 안으로 들어선다. 남자와 여자, 아저씨와 아줌마, 노인들이 한데 섞이는 그곳으로.
비둘기가 휴지통 근처를 어슬렁 거리고 답답한 마스크 안으로는 지린내가 은근하게 풍겨온다.매일 보는 이 풍경 속에 점 하나로 사는 내가 무거운 다리를 내밀며 열차에 오른다. 낯 모르는 사람과 1센티의 간격을 촘촘히 유지하다 넘어지지 않으려 애를 쓰며 휘청거리고, 그들과 나 사이를 오가는 더운 공기는 여전히 불쾌함을 내뿜는다.
그래도 오늘 있었던 기분 나빴던 그 일은 창 밖의 바람처럼 흘러가게 내버려 둬야지. 잘 되지 않는 주문 같은 다짐을 동일 시간, 동일 장소에서 또 하며열차 바닥에 떨어진 자존감과 마음을 주섬주섬 가슴으로 집어 담는다. 나를 위해 혼자서만 할 수 있는 의식으로, 내일이면 또 없어지고 새로 시작될 그 날들을 위해서.
오반과 숀이 부른 노래 '퇴근'은 이런 순간에 딱 어울리는 노래다. 내 몸의 남은 기운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가는 그 순간, 누군가 보고 싶기는 한데 딱히 외로운 것도 슬픈 것도 아닌 그런 기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