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희망이 보이네?!!
메이저 병원들에 메이저 병원 센터장님이셨던 분이 연 병원들까지...
갈 수 있는 곳은 다 가보던 중 그토록 내가 원하던 부분절제라는 단어를 드디어 들을 수 있었다.
한 분은 센터장 출신으로서 이제 본인이 직접 수술을 집도하진 않지만 상담을 꼼꼼히 해주시는 분이었는데
여성으로서 내 가슴을 보존하고 싶은 마음을 이해해주셨다.
그렇다면 선항암으로 크기를 줄이고 부분절제를 시도해보는 것 어떨까 하는 의견을 내셨는데
호르몬양성이기에 선항암이 효과 없을 거라는 다수의 의견과는 달라 신선했다.
(부지런히 많은 병원을 다니면서 정말 같은 환자, 같은 질환이라도 해결 방법은 의사분들마다 다름을 느꼈다.)
그리고 또 강력히 말씀하신 것이. 세포 활성도가 30이 넘으니 병원 투어 그만하고
어서 한 병원을 정해서 거기에 누우라고.
암은 어르신들보다 젊은이들이 확산도가 높아 더 위험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수치까지 말씀하시니 경각심이 들더라.
게다가 난자 냉동 이야기엔
요즘 아이 낳지도 않는 추세인데 굳이 그걸 하느라 시간을 쓰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도 하셨다.
하지만 어차피 가장 빠른 수술 날짜도 아직 시간이 좀 남은 터라 난 더 많은 병원을 가고팠고
타병원 검사는 인정하지 않는 초음파, 엑스레이 등도 그만큼 많이 찍고, 피검사도 이미 숱하게 한 상황.
나름의 정성을 쏟은 걸 하늘이 알아서일까..?
드디어! 대한민국 유방암 명의로 꼽히는 분 중 한 분의 입에서
부분절제 가능하겠는데? 라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갑자기 희뿌옇던 시야가 확 트이는 기분!
항암 여부는 수술을 해봐야 안다고 하셨지만
일단 부분절제라니!
(항암 치료 여부는 전절제냐 부분절제냐에 따라 나뉘는 게 아니라 세포의 특성에 따라 나뉜다고)
하지만 나쁜 소식도 있었다.
임파선 전이가 발견됐다고.. 불과 한 달도 안 된 타병원 검사에서 임파선은 깨끗했는데…
한 대 얻어맞은 듯.. 치료에 속도를 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수술 날짜를 잡고
며칠 후 다시 방문해 해당 부위에 염색을 진행했다.
머리 염색은 참 쉬운데 암세포 염색은 난이도가 상당하다.
굵은 바늘로 가슴을 뚫어 잉크를 넣는 건 기본
시술 전에 동의서를 작성하는데 영원히 점이 남을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있다.
몸에 그런 것 남는 것 싫어서 요즘 대세인 문신도 안 하는 나인데...
휴... 하지만 어쩌겠나 환자는 시키는 대로 하는 수 밖에
그래도 부분절제라는 희망의 빛에 다른 괴로움은 가려진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