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나의 해답이 있을까? 그곳은 어디일까? 막연한 도피의 수단으로 집을 나섰다. 하지만 여행은 돌아오기에 의미 있다. 돌아올 집이 있으니까.
무엇을 획득했지?
카페에 있던 책들 중 제목에 끌려 한 권을 집었다.
친구를 추가하는 행위의 여러가지 모습들을 보여준다. 친구의 결핍을 위로받고 싶은 나에게 친구를 추가하는 것의 어려움과 고됨과 오류에 대해 지적하며, 나를 토닥인다. 너무 좋았던 책. 좋은 글, 잘 쓴 글이었다.
작가를 찾아 바로 팔로우, 댓글로 감사를 표했다.
숙소들은 저마다 다르게 생겼지만, 하룻밤 묵을 수 있는 최소한의 요소들을 나름의 판단에 따라 구성하고 있다.
서울에선 내일 뭐하지 하며 잠드는 날들이 많고,
그걸 몰라서 잠을 청하기 어려운 날들도 많다. 여행지에선 그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내일 무언가를 생산하거나, 미래의 나를 위해 애쓰지 않아도 된다. 그냥 해가 뜨고 문밖을 나서면 된다.
’관광‘이 아닌 여행을 하겠다 다짐하지만, 표지판들은 나를 관광지로 이끈다. 그곳에서 조금 배회하다보니 관광지를 지탱하는 현지인들의 가난하고 낙후된 삶이 보인다.
평안을 기원하는 아름다운 가게들도 전쟁같은 경쟁을 하고 있다. 잠깐 들르는 이들을 위한 공간들
내가 이곳의 주민이 된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늘 하며 여행했다. 그냥 평범한 그들의 생활 모습은 나에게 너도 너의 동네로 돌아가 일상을 살라고 말한다.
집을 떠나 출발했으니 반드시 목적지에 도착해야 한다. 그래야 다시 돌아오는 출발이 가능하다. 목적지에 도착하지도, 돌아오지도 못한 여행에 대해 생각한다.
집을 나섰다돌아오지 않는 것이 모든 슬픔들의 시작이다.
”잘 다녀오거라.“
”잘 갔다 오너라.“
”엄마, 다녀왔습니다.“
당신도 오늘 잘 돌아오길 바란다.
- 2022년 5월에 제주항에서 / 사진은 2016년 2월 제주도 월정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