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트위에 삶을 잠시 꿈꾸다.
’언제 제일 외롭다고 느끼는 편이지?‘
문득 이런 질문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크리스마스인 오늘 잘 생각하지 않던 단어가 잔잔하게 내 마음에 남는다.
성탄절을 핑계로 삼삼오오 사람들이 거리를 채운다.
거리, 백화점, 식당 등 어디를 둘러봐도 사람이 가득하다.
하지만 나는 사람들 틈바구니 사이에 있을 때 쉽게 지친다.
일상에서도 사람들에게 치이는 경우가 많다 보니, 북적이는 곳을 잘 안 찾게 된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말이 ‘혼자 있고 싶다’이다.
간섭받지 않는 삶,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는 자유로운 삶 말이다.
하지만 ‘자유’라는 게 단순히 사람들을 피하는 것일까?
<망망대해 위 자유>
최근 내 마음의 알고리즘을 따라 접하게 된 부부 유튜버가 있다.
요트를 타고 세계여행을 하는 부부였다. 고작 영상 두어 편 봤을 뿐인데 내 마음속 무언가가 움텄다.
그들은 바다 한가운데서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생활했다.
순전히 본인들이 원하는 대로 뱃머리를 잡고, 변덕스러운 날씨 속에 항해한다.
거기에는 상사도 없고, 출근도 없다. 복잡한 인간관계도 없다.
그것은 내가 그토록 갈망하던 완벽한 자유처럼 보였다.
‘저런 자유로운 삶은 어떤 기분일까?’
‘망망대해를 가르며 시시각각 변하는 바다의 날씨처럼 마냥 자유로울까? ’
‘자유 속에는 불안은 없을까?’ 궁금한 것 투성이었다.
<외로움은 자유의 입장료다>
그동안 자유를 ‘편안함’과 혼동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사람들이 귀찮아서 도망치는 ‘혼자’와 스스로 닻을 올리고 바다로 나가는 ‘고독’은 엄연히 달랐다.
요트 부부가 누리는 자유는 거대한 파도와 맞서는 외로움을 기꺼이 지불했기에 가능했다.
자유롭게 선택하고 행동하는 삶은 외롭지 않다고 믿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 깨달았다.
자유로운 선택에는 책임이 따르고, 그것을 오롯이 짊어지는 과정은 외로울 수밖에 없다는 것을.
어떻게 보면 자유와 외로움은 같은 모양일지 모른다.
다른 사람들의 간섭이 없는 상태를 ‘자유’라 칭하지만, 그 적막을 견디지 못할 때 그것을 ‘외로움’이라 부른다.
결국 무언가로부터 얽매이지 않는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의지할 곳 또한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는 늘 자유를 갈망하면서도 외로움은 피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결코 분리될 수 없다.
그러니 진정으로 자유롭고 싶다면, 그 뒤에 오는 외로움마저 피해서는 안 된다.
그 외로움이야말로 내가 자유롭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