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버프, 압박감.
2024년 새해, 글을 쓰기까지 참 오래도 걸렸다. 핑계지만, 우선 정신이 너무 없었다. 새로운 동네로 이사를 왔고 적응도 하여야 했고, 회사도 올해 성장을 해야하는 시기였기에 어깨가 무거웠다. 글쓰면서 이것저것 정리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인데도 모두가 다 보는 '브런치'라는 공간이라는 탓에 신중의 신중을 거듭해야하는 압박감이 있었나보다.
압박감(pressure, 내리눌리는 느낌)
요즘 자주 느끼는 감정이다. 글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말이다. 잘하고 싶고 잘할 것이고 잘해야만 한다는 결의때문인지 무튼 그러하다. 물론 새해라는 버프도 있다. 덕분에 아침에는 헬스, 저녁에는 크로스핏을 갈 정도니깐. 1월 중순쯤에 아웃스텐딩 정지혜기자님을 뵈었었다. 당시, 지혜 기자님께서 하신 말씀이 기억난다.
"인간이 변화하는 징조 3가지가 있는데요. 사는 곳(거주지, 환경)이 바뀌고 만나는 사람들이 바뀌고 시간쓰는 것을 달리하게 된대요!"
우선, 이사를 회사근처로 왔으니, 사는 곳을 바꾸었고 1월에 만났던 사람들을 보면 전부 새 사람들이었다(만나는 사람들을 바꾸었다고 치자) 그렇다면, 이제 남은 건 시간을 기존과 달리 쓰면 되는 것인가 싶었다. 이런 모든 것들이 앞서 말한 압박감으로 인해 파생되었다고 해도 감히 과장은 아니다.
어려서는 어른이 포켓몬처럼 한번의 진화로 어린이에서 어른이 된다고 믿었다. 마치 피츄가 피카츄가 되고 피카츄가 라이츄가 되듯이 자연스럽게 그렇게 변화되듯이. 그러나 30년을 살아보니, '자연스러운 변화'라는 건 없었다. 아둥바둥되면서 변화하려고 의식적으로든, 행동적으로든 해나갈 때에 진전이 될듯 말듯하더라. 그래서 더 성숙한 어른이 되고자 발버둥치면서 2024년 새해를 시작했다. 그렇지 않으면, 시작조차 되지 않으니깐.
최근에 그랜트 카돈의 '10배의 법칙'을 읽었다. 성공하려면 10배를 더 해야한다는 내용이었는데 가장 인상적인 문구는 아래와 같았다.
'무엇이든' 하겠다는 비합리적인 믿음으로 '지금 당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매번 모든 것을 의심하는 사람이다. 지금도 낯선 대상에 대해 고도의 의심을 하면서 친숙한 대상에게는 확신을 요구하고 있다. 가득찬 의심으로 검증을 하면 할수록, 오히려 더 신뢰하게 되는 사람이 나인 셈이다. 나 자신조차 의심하면서 주저했던 작년과 달리, 지금은 내 자신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맹목적인 믿음이 있다. 이상했다. 이게 다 새해에 시작된 무언의 압박감 때문인가보다.
압박감에 그만 눌리려고 이제부터는 글쓰는 것부터 제한을 안 두려고 한다. 형식이나 내용에 구애받지 않고 일상, 독후감, 마케팅 인사이트, 회사/친구/속 얘기 등등을 풀려고 한다. 많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