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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삶송이 Feb 10. 2024

연휴에는 역시 독서지!

[도서] 더 시스템 (The System) ; 패턴 인식과 나만의 시스템

#1 책을 읽게 된 계기


작년부터 나는 인간관계에서는 사람들의 '패턴'을 보는 연습을 하고, 회사에서는 팀장으로서 '시스템'을 만들고자 하는 욕구가 강했다. 그러는 와중에 지난 주, 서점에서 '더시스템'이라는 책을 발견하였고(거의 발굴에 가까웠지만) 바로 구매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런가, 읽는 것도 쉽게 읽혔고 일주일만에 빠르게 읽을 수도 있었던 것 같다.


#2 책 속에서의 깨달음


1) 패턴의 필요성

'복잡한 문제를 대할 때는 겸손한 자세로 임한다. 유한한 존재인 우리 인간이 세상의 이치를 이해해보려고 노력하며 살아야 한다. 살면서 터무니없는 행동을 최소화하고 싶다면 진실과 허구를 가려낼 수 있는 구체적인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p.10


진실을 가려내는 데는 여러가지가 있다. 개인적 경험(인지능력이나 시간/제한적 한계가 존재함), 지인들의 경험(과연 100% 신뢰가 가능한가?), 전문가들(이들은 진실보다는 돈을 위해서 일하는 경향이 있다), 과학적 연구(연관성은 인과관계가 아니다) 등등. 이중 '패턴'을 인식하는 것은 과히 일관성을 인식할 수 있는 방법 중 단연 최고가 아닐까 싶다. 이는 인물, 사건, 생활 등에서도 비슷한 항목에서 적어도 2,3가지 이상의 동일한 결과를 보일 때, 예측하기에 너무 좋은 수단이 된다.


패턴에 대해서는 제작년부터 많이 고민을 하였다. 나는 특히, 인간관계에서 패턴을 인식하는데 시간을 많이 썼다. 사람의 말을 믿지말고 반복적인 행동을 보면, 그 사람이 대강 보이게 되는 마법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나에게 이러한 인식은 어떻게 보면, 세상을 알아가는 법칙 중 하나를 깨달은 셈이다.


과거의 나의 삶을 년도/나이별 연대기로 나열하여 큰 사건들을 중심으로 내가 인식한 방식, 내가 선택한 방식, 내가 헤쳐나갔던 방식 등등을 적어나갔다. 내가 포기한 것들은 무엇이고, 내가 선택했다면 왜 그랬는지 그리고 이에 따른 결과가 무엇이었는지 등등. 그러면서 나의 행동양식, 즉 패턴을 인식했다. 예를 들면, 나는 꽤나 즉흥적인 사람이었다. 그 당시, 어떤 정보에 대해서 주입이 되면, 그 정보에 대해 사실 관계 상관없이 내가 옳다 믿으면 그대로 진행했다. 그렇게 선택한 경험들에 대해서는 조금의 미련이라도 남기지 않으려고 과한 지출을 하더라도, 즐겼다.


2016년 일본 가출도, 2017년 유럽 여행도, 2018년 몽골 고비사막도, 2019년 미국 인턴도, 2020년 쿠바 생활도 보면, 그 당시 나는 '젊을 때 해외여행은 해야하고, 남들이 상상할 수 없는 경험을 늘려야 한다'는 정보에 매료되었다. 매년 나는 해외에 있어야 하는 선택들을 해야했고, 이로 인해, 오래 지속되어야 하는 약속이행이나 정확하게 일을 해내는 것을 지루하게 여겼고 나의 모든 삶들은 '즉흥적'의 연속이었다. 이 때의 나를 만났던 사람들은 나를 변동성이 크고 언제 어떻게 떠날지 모르는 충동적인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더라.


2) 패자는 목표를 설계하고 승자는 시스템을 만든다

'시스템 지향자는 자신의 의도하는 바를 실행한다는 점에서 시스템을 적용할 때마다 성공한다. 시스템을 적용할 때마다 개인의 에너지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며, 마감기한이나 한계가 없다. (...) 개략적으로나마 어느정도 전략을 세우고 집중할 범위를 정하면, 큰 도움이 된다. 세상에는 수많은 선택지가 있기 때문에 자신이 버려야 할 것과 관심을 놓지 말아야 할 것을 신속하게 걸러내야 한다. 다만, 어떤 계획을 세우든, 당신은 '집중'이라는 단어는 늘 기억해라' p.78


목표를 세우는 대신(6개월 안에 10kg를 빼겠다) 시스템을 만드는 것(6시 이후는 금식을 하고, 운동은 주 3회 이상을 가리라 등)은 꾸준히 오래 지속하게 하며, 포기하지 않는 삶을 살게 해준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에너지'가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방법으로 저자는 크게 7가지 방법을 알려준다.


① 자신만의 리듬을 찾아라

② 단순화 인간 vs 최적화 인간 > 단순화해라

③ 자세의 중요성

④ 방청소부터 해라

⑤ 지식으로 두려움을 제거해라

⑥ 언행을 조심해라 > 잘난 척 금지

⑦ 우선순위를 세워라


하나 일화를 알려주면, 내가 해당 부분을 읽을 때가 2/7(수) 새벽 5시였다. '4번째, 방청소부터 해라' 라는 구절을 읽으면서, 내 집이 너무나도 너저분하고 더러워보였다. 집구조를 바꾸면서 청소를 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거짓말 안 보태고, 정말 해당 구절 읽자마자 '공간분리'를 위해 옷장 옮기고, 서랍장과 전신거울을 배치하고 벽에 붙일 포스터를 구매하여 컨셉을 잡았다. (아래 사진 참조)


나는 원래 실행력이 빠른 사람인가? 답은 절대 아니다. 여전히 나는 즉흥적으로 뭔가에 꽂히면 이뤄내는 사람이다(사람의 패턴이라는 게 무의식적으로 있나보다) 그 새벽에 감히 이런 미친 짓을 한 이유는 여러가지 있겠지만, 오랜 갈망이 있었다. 퇴근 후 집에서도 공부나 일을 할 수 있는 구조, 침실과 테이블 공간 분리를 통해서 나만의 서재를 갖고 싶다는 욕구 등등. 그런데 마침 그 날이 내게 청소를 하고 인테리어를 하도록 민 적절한 '타이밍'이었던 것이다.


3) 행복의 매커니즘

'인생에서 유일하게 합당한 목표는 행복한 경험을 최대한 많이 누리는 것이다 (...) 행복을 증진시키고 싶다면, 행복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작용하는지 이해해야한다. (...) 행복을 타이밍이라는 관점에서 보는 것이 중요하다. 행복을 찾아나서는 길에서 먼저 해야할 일은 자신의 시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해서 노력하는 것이다. 스케쥴의 유연성 여부, 시간을 어마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일인가를 고려하라. 장기적으로 자신의 스케쥴에 최대한의 자유를 부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p.298


패턴을 인식하고 시스템을 만들어 삶을 살아가는 것은 결국 나의 행복을 위해서이다. 어떻게보면 목표를 세우지말라고 하지만 인생의 최종 목표가 행복이라는 역설적이기도 하지만,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최종 목표에서 나만의 과정을 만들어가는데 있어서 이 책은 방향성은 많은 도움이 되었다.


몇 년 전에 지금 회사를 입사하고나서 대표님이랑 면담(?)을 했다. 내게 꿈이 뭐냐, 인생 목표가 뭐냐고 물어보셨다. 우리 부모님도 묻지 않은 내 미래에 대해서 어떻게보면 남이 그렇게 물어보는데, 괜스레 과장되고 멋져보여야 하는 목표가 필요한 듯했다. 아마 내 기억으로는 '교육을 하고 싶고, 남에게 지식 제공하는 재능기부하고 재단을 만들고 싶다' 등등으로 허세를 부린 것 같다.


그런데 지금 똑같이 내게 물어보면, 나는 '숏폼 전문가가 되고 싶네요 그리고 글을 계속해서 쓰고 싶어요.'라고 할 듯싶다. 지금 일이 재밌고, 같이 일하는 팀원들이 좋고 나만의 무엇을 쌓는데 있어 지금 나는 콘텐츠가 좋다. 그리고 나만의 공간에서 잘쓰든, 못쓰든 무언가를 기록하고 남기는 것이 좋다. 이러한 것이 미래에 내 자산이 되고, 내가 자유롭게 무언가를 해나갈 수 있게 해줄 거라고 믿는다. (아직은 내가 바라는 최종적인 자유로움이 무엇인지는 고민중이지만 말이다)


#3 책 읽은 후에


 나는 굉장히 진지하고 노잼인 사람이다. 간혹 아재개그나 드립을 좋아하는 정도의 심심한 사람이다. 그런 내가 만화가가 쓴 이 책을 읽으면서 피식거리면서 메모까지 했다. 저자도 그랬다. 본인이 고작 만화가뿐이라서 이 책의 내용을 다 믿지는 말라고. 내가 하는 일이나 내가 다니는 회사도 썩 진지하지 않다. 나 빼고 거의 콘텐츠 중독자, 드립력 최강이라고 할 정도로 말이다.


내가 끌리는 글이나 사람들은 나와 약간은 다른 색깔을 보유하는 세상 속에 있다. 그래서 이 책을 다른 도서보다는 더욱 재밌게 진지하게 읽었다. 어제 새벽에도 읽다 잘 정도였으니 말이다. (설 연휴 정말 알차게 보내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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