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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에서 쓰는 에세이 1

아이기스랩 대표님이 주신 최고의 선물 - 감사합니다

by 삶송이

#1 오랜만에 혼자 떠나는 해외여행.

5년 동안 묵히고 묵힌 여권. 싱가포르로 가는 전날까지도 짐을 싸는 것이 숙제인 듯, 캐리어에 여러 짐들을 우겨넣었다. 막상 비행기에 올라타기 전까지는 실감이 나지 않더라.


5년 동안 회사는 몸집을 키웠다. 그간 여행같이 매일, 매년을 보내면서 어디론가 떠날 생각을 못해봤다. 2021년부터 회사와 함께 커가면서 매년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갔던 것 같다. 마치 어제일같이 생생한 3년 전 사건도 있다. 이렇게 살다보면, 나이를 어떻게 먹는지, 주변 친구/가족들은 어떻게 다르게 살아가는지 등등을 이따금씩 잊게 되었다. 어느덧 생일이 지나 30살이 되었더라.


“시간의 흐름”은 “스토리”를 담아야 인지하고 기억하게 된대.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호텔로 가는 길은 두근거리더라.


#2 12:30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호텔(MarinaBaySands Hotel)

싱가포르에서 가장 이름난 호텔인 마리나베이샌즈. 싱가포르 계획조차 없었던 내게 대표님께서는 큰 선물을 주셨다. (대표님, 정말 감사합니다!)


12:30 pm 마리나베이샌즈에 조금 이르게 도착했다. 운이 좋게 얼리 체크인도 되었고 평일 화요일이다보니 방도 업그레이드를 해주었다.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에 가면 택시에서 문을 열어주면서 짐을 옮겨준다. 어마어마한 호텔에서 주는 서비스는 '투숙객이 숨 쉬는 것을 제외하고 어떤 것도 힘이 들지 않게 하는구나' 싶더라. 그렇게 체크인하고 받는 카드키로 26층으로 올라갔다.


마리나베이샌즈, 5성급 싱가포르 랜드마크 호텔

아이기스랩(aegis lab)에서 지원한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호텔!


#3 13:00 해외에서 줌미팅하기

한국에서는 글로벌 팀이 한창 북미 틱톡광고를 진행하고 있었다. 다행히 싱가포르와 한국은 1시간 정도 시차라서, 줌미팅도 편안하게 했다. 내가 묵고있는 방 내부를 구석구석 보여주면서 대리여행을 시켜주기도 하였다. 공간만 다르지, 서로가 소통을 하면서 글로벌 틱톡광고캠페인의 현황을 정리하고 이슈에 대해서 논의를 하면서 디지털노마드라는 책 속 개념이 문뜩 떠올랐다.


재택근무할 때 집 아니면, 집근처 카페에서 하곤했었는데.. 탁 트인 전망에서 세상을 내려보듯 일하는 짜릿함은 확실히 다른 것 같더라. 싱가포르하면, 마리나베이샌즈 건너편인 머라이언파크에서 사진을 찍힌 이미지들이 떠오른다. 반대로 나는 그렇게 건너편에서 보는 것이 아닌 호텔에서 밖을 관망하고 있으니 무의식적인 우월감도 같이 느끼게 되더라.


고층 건물에서 살고싶다는 욕심은 어려서 아파트에 살면서 느꼈던 환경 탓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닌가보다. 위에서 드넓은 아래를 바라보는 것은 황홀감과 경외감을 전제로 한 본연의 욕망을 들춰내게 하는 듯하다. '나'에 대해서 알아가는 것조차 귀찮거나 버거운 요즘, 시간을 내고 공간을 달리하여 마주하게 되었던 이 시간이 굉장히 값졌다.


남들이 밖에서 안을 찍을 때, 나는 마리나베이샌즈에서 밖을 봐


싱가포르에서도 글로벌 틱톡광고캠페인은 그대로 한다!


#4 17:50 저녁 노을

오후시간을 여유롭게 보낸 후, 노을지는 저녁쯔음 배가 고팠다. 마리나베이샌즈를 돌아다니면서 파니니와 커피를 사왔다. 아마 이시간대가 가장 싱가폴 사람들이 보내는 행복한 시간인 듯하다. 무척 습하지도 않으면서 덥지도 않는 오후 17시 50분.


여름철이라 해도 늦게 지고, 밖에는 런닝크루들과 가족, 연인들이 많이 보였고 안에는 쇼핑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고층 호텔에서 볼 때랑 1층에서 보는 보이는 풍경은 달랐다. 배는 고프지만,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조금이라도 색다른 것을 보려고 아둥거렸다. 잃어버린 여유를 찾아야한다며 오히려 더 분주하게 움직이는 나였다. 모순되지만 이것마저 즐거운 시간이었다.


타밀어, 영어, 중국어 등이 들리는 쇼핑몰에서 벗어나서 호텔방으로 왔다. 시원한 방에서 보는 석양이란 또다른 느낌이더라. 왜이렇게 시간은 또 빠르게 흐르는지. 사온 샌드위치를 허겁지겁 먹으면서 허기를 달랬다. 개츠비조차 부럽지않더라.


위대한 개츠비(The Great Gatsby)는 지웠다

싱가포르에서 보내는 저녁있는 삶


#5 19:45 마리나베이샌즈, 56층 스카이파크 전망대, 아이언 스카이(ION SKY)

배가 부른 이후, 누워있는 건 나랑 맞지 않는다. 배부른 느낌보다는 소화된 느낌을 더 좋아한다. 식사 후 밍기적거리다가, 스카이파크 전망대로 갔다.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을 묵는 투숙객에게 몇 가지 시설은 무료입장인데, 그중 하나다. 타워3로 가서 카드키를 찍고 56층으로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데 마치 잠실 롯데타워 혹은 미국 맨하탄 탑오브더락에서 보는 야경풍경을 보러가는 느낌이다.


마리나베이샌즈가 어떻게 건설되었고 누가 지었고 등등 히스토리에 대한 설명과 안내를 가볍게 스킵하고 그냥 나는 전망대로 올라갔다. 어릴 때, 박물관이나 전시를 보러가면 어떻게 어떻게 따라가면 큐레이터를 따라가고 안내문을 읽었는데 이제는 그런 것조차 후순위로 밀렸다. 즉, 전망대를 다 둘러보고 이후 찾아보는 방식으로 말이다.


전망대에 카드키를 찍고 들어가면, 호텔 직원들이 카메라를 들이밀며 사진을 찍어준다고 한다. 전망대 사진을 찍어주면 $10를 내는 유사한 호객행위는 고급 호텔 위에서도 이뤄지더라. 왜일까 불편하다. 그렇게 전망대에서 마리나베이 앞뒤 풍경을 보면서 하늘 위의 새처럼 싱가포르 시내 전체를 조망하게 된다. 구름이 잔뜩 끼어있는 하늘과 맑은 하늘이 이분화되어서 같은 하늘 아래, 다른 풍경을 보는 느낌이더라.


아래보다 더 바람이 솔솔 불었고, 시원했고, 기분이 쾌적했고, 소화가 잘 되었다. 아무생각없었지만 그 당시 기분만은 생생하다. 좋았다.


마리나베이샌즈, 스카이전망대에서 보는 풍경은 아름답더라.


#6 22:00 밤, 휴식

밤 10시 조금 넘어서 욕조에 배스밤을 풀어 뜨뜻하게 목욕을 하고, 블루투스 노래를 틀며 낭만적인 시간을 보냈다. 서울에서 자취를 하고나서는 욕조의 여유로움은 느껴보지 못했는데, 이 어마어마한 호텔방에서 보내는 순간에는 세상을 다가진 느낌이었다. 공기, 습도, 온도마저 달달했다. 매번 시끄러운 삶 속에서 혼자 독대하는 여유가 없었는데 물 속에서 피로를 푸는 동안에는 세상에 나오기 싫었다.


운동장 크기만한 방에 있지만, 사람 한명 들어가는 크기의 욕조에서 나오지를 못하는 나도 참... 소박하다. 씻고나와서는 침대밖은 위험하기에 꼼짝없이 이불 속에 갇혔다. 커튼을 걷어내고 보이는 풍경엔 분수쇼가 끝나고 잔잔한 호수와 주변을 감싸는 고층 건물이 보였다. 잠을 자기에는 하루가 너무 짧고 아쉽고 눈은 감겨오는 아이러니한 내 모습. 억지로 일어나 나만의 파티를 연다. 순식간에 방은 어질러지고, 캐리어에 잠자고 있던 드레스들은 하나씩 모습을 드러냈다.


왜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에 머무는지 알겠더라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에서 낮과 밤은 완벽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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