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급아카데미 6기 후속과정 정시상영단 배급팀 박종연
우리가 새롭게 정의한 희노애락으로 써내려간 첫 번째 상영회
올해 4월부터 시작한 배급아카데미 과정을 마치고 설렘 반, 긴장 반의 마음으로 시작한 후속과정이 어느덧 세 달의 준비기간을 거쳐 상영회까지 무사히 마무리되었다. 처음 진행하는 상영회이기에 낮설고 서툴었던 준비 과정이었지만, 그만큼 새로운 경험을 통해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단원들과 함께 진행했던 첫번째 회의를 돌이켜보면, 상영회와 더불어서 초청강의, 웹진 등 영화와 관련한 다양한 활동을 꿈꾸고 기획하던 우리의 모습들을 통해 영화에 대한 우리의 애정이 얼마나 깊은지 새삼스레 깨달을 수 있었다.
상영회를 통해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영화들이 정말 많았기 때문에 상영작을 선정하기가까지 몇 주 동안 회의 과정을 거쳤다. 그 결과 단원들이 바라는 다채로운 영화들을 한데 모아 상영하기 위해 ‘희노애락’이라는 주제를 활용하기로 결정하였다. 또한 ‘희노애락’이라는 말의 의미를 그대로 사용하기보다는 우리 단원들이 새로운 의미의 희노애락으로 재해석하여 그에 맞는 단편영화를 상영하기로 방향을 잡았다. 그만큼 상영작들을 통해 느낄 수 있는 감정의 폭과 깊이가 다양하기 때문에 희노애락의 본 의미를 넘어 다채로운 감상을 경험할 수 있는 상영회를 기획하게 되었다.
그렇게 우리만의 의미로 재해석한 희노애락이란 희망, 노동, 사랑, 음악이었다. 그리고 네 가지 테마에 맞는 작품은 단원들간의 투표를 통해 최종적으로 ‘아빠는 외계인’, ‘리뷰왕 장봉기’, ‘사요나라, 사랑해, 사요나라’, ‘언니를 기억해’가 채택되었다. 각각의 작품들이 네 가지 테마에도 적합할 뿐만 아니라, 관람객들의 감상 후기가 좋았던 작품들이었기 때문에 상영회를 통해 이러한 작품들을 다시 조망해보기로 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배급을 진행하기 위해 각 작품의 배급사 및 감독님과 메일링을 하며 작품 수급을 시작했다. 상영본 및 스크리너, 시놉시스 및 스틸컷 등의 자료 수급을 직접 진행해보면서 영화 배급 과정에 대해서 실무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처음 상영회를 진행하는 우리 정시상영단의 배급 요청에 흔쾌히 응해주셨던 배급사 대표님들 및 감독님 덕분에 작품 수급이 수월하게 이루어질 수 있었다. 이 자리를 빌어 상영회에 도움을 주신 호우주의보 대표님, 센트럴파크 대표님, 그리고 영화 <언니를 기억해>의 조하영 감독님께 다시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이번 상영회를 준비하며 영화를 함께 감상하고 그 감정을 공유하는 기쁨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또한 상영회를 통해 한자리에 모인 관객분들이 영화에 대한 감상과 기억을 조용히 쌓아가는 순간을 함께 할 수 있어서 더욱 뜻깊은 경험이었다. 영화를 보는 즐거움과 그 속에서 얻는 가치를 다른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기쁨이 얼마나 큰지 알게 되는 순간이었다.
상영회를 마친 뒤에는 우리가 기획한 이 상영회가 관객분들에게 어떤 의미로 남았을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오랜만에 여유를 느끼는 편안한 휴식의 시간이었을 수도 있고, 한 동안 기억에 남아있을 특별한 영화를 만난 순간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번 상영회를 통해 관객분들이 영화에 대한 애정을 확인하고 더 사랑하게 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또한 삶의 여러 순간과 감정을 담은 영화를 보며 각자의 경험을 반추하고, 영화 속 인물들이 변화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 일상을 이어갈 작은 힘을 얻어가셨기를 바란다.
이처럼 영화를 통해서 우리가 일상적으로 느끼는 감정과 경험들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다. 희노애락이 원래는 기쁨, 노여움, 슬픔, 즐거움이라는 보편적인 감정을 일컫는 것처럼, 우리가 영화를 볼 때 느끼는 감정들도 희노애락으로 포괄할 수 있다. 그렇기에 영화를 통해 희노애락을 비롯한 다양한 감정들을 다시 들여다보면, 영화가 단순한 이야기 그 이상으로 우리의 삶을 비추는 거울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주인공이 겪는 시련에 공감하거나 작은 기쁨에 함께 웃게 되는 순간들처럼, 영화 속 장면들은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익숙한 감정들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만든다. 따라서 우리가 영화를 보는 이유는 잠시나마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정리하기 위해서인지도 모른다.
약 네 달 동안의 후속과정을 통해 여러가지 경험을 하며 배우고 성장하기도 했지만, 영화가 우리에게 주는 힘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영화를 매개로 극장에 모여 공통의 경험을 나눌 수 있다는 점과 그 경험을 통해 삶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얻게 되는 점이 영화가 가진 특별한 힘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상영회를 통해 관객분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작품을 감상하고 추억할 수만 있다면 그동안의 준비 과정은 충분히 보람있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영화를 통해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고 이해하기를 바라며, 영화가 지닌 가치가 극장과 함께 오래도록 이어지기를 소망한다.
인디그라운드 배급아카데미 6기 후속과정 정시상영단 배급팀 박종연
사진_양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