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교회를 새롭게 설립하는 일은 체계적이지 않은 편이다. 보통은 목사가 소명을 받고 시작을 하거나 기존 교회에서 갈라져 나온 성도들이 모여서 교회를 시작한다. 후자는 그래도 성도가 좀 있으니 처음부터 재정적으로 안정적일 수 있으나 전자는 대체로 재정적인 리스크(risk)를 가지고 시작한다. 전자라 하더라도 규모가 있는 교회에서 개척지원을 받으며 시작하는 경우는 안정적인 편이다. 그렇지 않으면 목사가 예배당 계약금이나 인테리어 비용을 마련해서 시작해야 하는데 이 경우 일반 가게처럼 빚만 지고 문을 닫는 경우가 많다. 시작부터 재정부담이 있을 경우 목사는 목회에 쫓기게 되고 그것이 어떤 형태로든 설교에 반영이 된다. 그래서 함께 시작한 성도들도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미자립교회에 다니는 것에 큰 부담을 느끼며 슬그머니 떠나기 쉽다. 요즘은 사모뿐만 아니라 목사가 일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그러나 둘의 수입이 크지 않고 성도수가 적을 경우 여전히 교회 재정의 많은 부분을 목사가 부담하게 되기 때문에 교회를 오래 유지하기가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이제 막 설립된 미자립교회는 외부의 후원에 기댈 수밖에 없다. 지금의 소금교회도 설립 5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교회재정수입의 20% 정도가 외부후원이다. 나는 그나마 내 아내가 일을 하기 때문에 교회에서 주는 적은 생활비에도(물론 교회는 줄 수 있는 최대치를 주고 있다) 가정을 유지하라 수 있다. 이렇게 보면 한국 교회의 교회설립사역은 참 체계적이지 못하다. 이는 목사 개인이나 몇몇 규모 있는 교회의 결정에 의해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나는 한국교회가 지금 있는 교세를 유지하는 일만을 겨우 할 것이 아니라 지금보다 훨씬 더 공격적으로 교회 설립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세대들과 시대를 담아내는 교회가 필요가 크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의 60대 이상의 성도들이 모두 세상을 떠날 때 즈음에는 한국 교회는 지금 그토록 반대하는 "차별금지법"으로 보호받아야만 하는 소수(minority)가 될 것이다. 이런 일을 막기 위해서는 한국 교회는 지난 30-40년 동안 선교에 힘을 쏟았던 것처럼 한국 교회 설립에 힘을 쏟아야 한다.
한국 교회가 지난 30-40년 동안 선교를 하는 동안 각 선교 단체와 교단 선교부의 선교시스템이 많이 발전했다. 역사가 오래된 국제선교단체들에 비해서 여전히 미흡한 점이 있지만 이제는 그래도 한국 선교단체나 교단 선교부를 통해서 파송을 받아도 선교사케어가 잘 되는 편이다. 나는 이런 선교시스템을 한국에서 하는 교회설립사역에 적용하는 것이 좋은 해결방안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선교단체는 선교 자원을 동원하고, 동원된 선교사 후보생들이 지원을 하면 훈련을 시킨다. 그리고 파송에 앞서 가장 중요한 준비는 바로 선교후원자(교회 포함)를 개발하는 것(Fun-raising)이다. 선교단체는 그 선교사 후보생이 준비되었다는 보증을 서고, 교회나 개인은 그 보증을 참고해서 후원을 결정한다. 한국 교회도 교단 아래 선교부만큼이나 중요한 위치에 교회설립(개척)부를 두고 설교 설립을 원하는 목사들을 모집해서 훈련시켜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을 마치면 목사가 교회를 시작하기 전에 충분히 후원자(교회)를 찾아야 한다. 그렇게 일정 금액의 후원이 약정이 돼서 재정적 준비가 어느 정도 되었을 때, 목사는 교회설립부와 상의하며 교회를 시작할 수 있다. 이런 방식은 이미 한국 교회 역사 초기에 이루어지던 일이다. 다만 한국 교회의 급성장기인 70-90년대에 교회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거의 사라졌다. 어쩌면 한국 교회가 급하강기를 겪고 있는 지금, 다시금 교회설립사역에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춰야 할 때일 수 있다. 그리고 그 시스템은 이미 발전한 선교시스템에서 차용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