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인간

by 최정식


창세기 1장 27절은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라고 말한다. 하나님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셨는데 그 사람은 남자와 여자로 정의된다는 말이다. 거꾸로 읽으면 우리는 사람을 통해서 하나님의 형상을 알 수 있고, 특별히 남자와 여자라는 복수를 통해서 그 형상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어서 기록된 창세기 2장은 하나님의 형상인 사람이 어떻게 창조되었는지를 자세히 기록한다. 창세기 2장 4-15절은 하나님의 형상으로서 인간을 일하는 인간이라고 사실을 설명하고, 2장 18-25절은 사랑하는 인간이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2장 16-17절은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최초의 법이자 명령으로 일과 사랑을 하는 인간이 가져야 하는 하나님과 관계를 설명한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인간은 일하는 인간이다. 그래서 일하지 않는 사람은 자존감이 낮고, 사람은 일을 할 때 스스로가 가치가 있다고 느낀다. 예수님께서는 "내 아버지께서 이제까지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요 5:17)라고 말씀하심으로써 하나님께서는 일하시는 하나님이시라는 사실을 분명히 하셨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 것도 일하러 오셨다는 것을 밝히셨다. 예수님께서 이 말씀을 하실 때는 안식일에 38년 동안 병자를 고치셔서 걷게 하신 후였다. 유대인들은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이런 일을 한다고 박해까지 했다. 그러므로 예수님께서 언급하신 일은 단순히 먹고살기 위한 일이 아니며, 또한 인간만이 하는 일이 아니다.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인 동시에 사람을 살리는 일이었다. 창세기 2장 4-15절도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신 목적이 일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명히 밝힌다. 에덴동산에 "땅을 갈 사람"(5절)이 없었고, 여호와 하나님이 동방의 에덴에 동산을 창설하시고 그 지으신 사람을 거기 두셨고(8절), 마침내 여호와 하나님이 그 사람을 이끌어 에덴동산에 두어 그것을 경작하며 지키게 하셨다(15절).

그렇다면 창세기 2장은 인간이 해야 할 일을 무엇이라 말하는가? 분명한 것은 먹기 살기 위한 일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2장 9절은 "여호와 하나님이 그 땅에서 보기에 아름답고 먹기에 좋은 나무가 나게 하시니 동산 가운데에는 생명나무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도 있더라"라고 기록한다. 이미 그 땅에는 보기에 아름답고 먹기에 좋은 나무가 있었다. 그리고 생명나무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까지 있었다. 그렇게 때문에 먹을 것을 위해서 일할 필요는 없었다. 인간이 먹고살기 위해서 일하게 된 것은 아담과 하와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먹는 죄를 지은 이후부터다(창 3:17). 우리가 예수를 믿어서 구원을 받았다고 해서 먹기 살기 위한 수고가 없어진 것은 아니다. 우리는 지금의 육체를 가지고 지금의 땅 위에서 사는 동안 여전히 먹고살기 위해서 땀을 흘리며 수고를 해야 한다. 그러나 예수를 믿는 사람들은 이러한 수고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다. 예수님께서는 마태복음 6장에서 우리의 염려는 다음과 같이 정리하셨다.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목숨을 위하여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몸을 위하여 무엇을 입을까 염려하지 말라" (마 6:25)


그러시면서 하나님을 아버지로 믿는 신자라면 이러한 염려에 머물러 있지 말고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마 6:33)고 명령하신다. 그렇다면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이를 구하는 것이 창세기 2장에 어떻게 나타나 있을까? 에덴동산을 경작하고 지키는 일이 그 일이다. 그런데 에덴동산은 아담과 하와가 살았던 최초의 장소가 아니다. "강이 에덴에서 흘러나와 동산을 적시고 거기서부터 갈라져 네 근원이 되었다"(창 2:10)는 표현은 에덴동산이 모든 문명의 발원지가 되었다는 뜻이다. 비손 강은 금이 있는 하윌라 온 땅을 둘렀고, 기혼 강은 구스 온 땅을 둘렀다. 힛데겔 강은 앗수르 동쪽을 흘렀고 넷째 강의 이름은 유프라데였다. 이러한 표현은 인간이 가진 문명의 근원이 에덴동산이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일하시는 하나님께서 일하도록 창조받은 인간에게 맡기신 일은 문명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이것은 창세기 1장 28절의 문화명령과도 일치한다.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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