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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식PM Nov 03. 2022

역행자

22전략만 실천해도 상위 1%가 될 수 있다.

'대놓고 자기계발서'는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나를 가르치려 드는 것이 싫어서일까? 본능적으로 거부감이 든다. 하지만 내가 살면서 자기계발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는 것, 웃픈 사실이다.


가끔 별생각 없이 동네 서점에 간다. 베스트셀러와 평대에 진열된 새로운 책을 구경하는 것이 취미다. '역행자'도 베스트셀러 코너에서 집어 오게 되었다.


읽으며... 역시나 알 수 없는 거부감이 밀려왔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 책은 단언컨대 내게 올해의 책이다.





p.25
하루 2시간 동안 책을 읽거나 글을 쓰고, 나머지 시간은 쉰다. 뇌를 업그레이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하루에 한 번, '5분 생각'의 시간을 갖는다. 이 여백의 시간을 통해 하루하루 복리로 좋은 결정이 쌓일 수 있다.
적극적으로 논다. 그리고 무조건 7시간 이상 숙면한다. 노는 것은 인간의 행복과 건강에 필요하며 창의성의 원천이 된다.
책을 읽기 싫다면 1주일에 하루, 그것도 30분만 읽자. 이런 차이는 훗날 나비효과처럼 극적으로 되돌아온다.


사실 이 책의 핵심적인 내용은 이것이 전부다. 당연한 소리처럼 보이지만 쉽지 않다. 중요한 것은 '2년 이상 꾸준한 실천'이다. 이렇게 쌓이는 내공은 복리로 쌓일 것이라 주장한다. 나는 검증하고 싶어졌다. '당신 말이 맞는지 한 번 해보자'. 



p.68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생에서 완전한 자유를 얻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과잉 자의식이라 생각한다. 아무리 성공한 사람이 옆에 있어도, 아무리 좋은 책을 눈앞에 두어도, 방법을 떠먹여 줘도 소용없다. 대다수는 자의식을 보호하기 위해 온갖 방어기제로 일생일대의 정보를 쳐낸다. 나는 빨리 본론으로 들어가서 당신에게 '이렇게 돈 버는 거에요!', '이것만 따라하세요!'라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당신의 방어기제는 내가 전달하려는 정보를 모두 물리칠 것이다. 자의식을 해체하지 않는 이상 그 어떤 발전도 할 수 없다. 대다수의 머리 좋은 사람들이 일정 나이부터 '남탓'만 하며 영원히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 또한 여기에 있다.
  성공한 친구가 정보를 줘도 '잘난 척하지 마세요'라고 생각하며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린다. 정보를 듣는 데는 10분만 투자하면 된다. 하지만 자의식은 본인보다 잘난 사람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고 그의 정보를 밀어낸다.
  경제적 자유에로 이르는 책을 권해도 "아무리 책을 읽어도 안되는 사람은 안 되더라고요"라고 핑계를 대며 밀어낸다. 본인이 독해력이 없음을 인정하는 걸 자의식은 방어한다. 


지금 이 리뷰를 쓰면서
'아, 이게 내 거부감의 원천이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 과잉 자의식이다. 자의식은 스트레스로부터 나를 보호하지만, 합리적으로 생각해보면 그럴 필요가 없다. 그저 부족한 나를 인정하고, 배우면 그만이다. 


자청은 다양한 심리학 책을 인용하고 있다. 그중 '클루지'와 '인스타 브레인'을 최근 완독 했는데,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내용이 있다. 인류의 뇌는 원시시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생존에 유리했던 반사 체계 위에, 이성적으로 사고하는 숙고 체계가 얹혀 있다. 심지어 반사 체계가 더 먼저 발동한다고 한다. 문명과 과학을 발전시켰지만, 본질적으로 인간은 그다지 이성적인 존재가 아니다. 이것을 알고 의식적으로 저항해야 역행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p.107
  즉 뭔가를 더 잘하고 싶으면 결심을 할 게 아니라 환경부터 만드는 것이다. 자동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도록 세팅을 하면 나는 저절로 열심히 살게 된다. 자유의지니 노력이니 진정성이니 따위의 듣기 좋고 허망한 것들을 믿는 대신, 나를 훈련시킬 운동장을 만들어 스스로를 밀어 넣는 게 핵심이다.
p.117
  스스로 그저 생물학적 기계에 불과하다는 걸, 잘된 일도 어쩌면 운 때문이었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본인이 수많은 결점을 지닌 존재라는 것을 인정할 때 오히려 탁월한 사람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
  (생략) 자기가 마음만 먹으면 뭔가를 할 것처럼 착각하는 사람들은 늘 거창한 목표를 세운 후 실패하고는 자의식을 보호하기 위해 방어기제를 펼치는 일을 평생 반복한다.


이것을 주제로 글을 써볼까 생각했는데 이렇게 연결되니 신기하다. 내가 하기 싫은 뭔가를 해야 할 때 쓰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어떤 분야를 배우고 싶으면 자격증 시험부터 접수했다. 강사가 되고 싶지만 준비 과정이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어느 날 찾아온 기회에 계약부터 해버렸다. 글쓰기를 시작해야겠다고 친구들에게 공언부터 날렸다. 다이어트와 운동도 마찬가지다. 자기 합리화 욕구가 올라오기 전에 저질러버린다. 그러면 저절로 하게 되었다.



p.129~
  왜 사람들은 결심만 하고 실행을 못 할까? 인간은 새로운 도전을 꺼리도록 진화했기 때문이다. 만약 원시 시대 사람이 새롭게 도전을 한답시고 오지에 가거나 호랑이에게 덤볐다간 큰 부상을 당하거나 죽었을 것이다. 오히려 그 혜택은 직접 도전하지 않고 뒤에서 기다렸던 사람들에게 돌아오곤 했다. 따라서 옛이야기와는 다르게, 용사는 후대에 공주를 얻기는커녕 DNA를 남기기도 어렵다. 현재 살아남은 우리는 잔머리 좋은 겁쟁이의 후손이다.
  이처럼 조심성 강한 유전자는 과거에는 꼭 필요한 것이었지만 오늘날엔 열등한 것, 즉 클루지로 남았다. 과거엔 새로운 도전이 생존과 직결됐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유튜브나 블로그, 새로운 플랫폼에 도전하다 실패해도 죽지 않는다. (생략) 사실 오늘날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자유 박탈'이라는 결과를 낳는다. (생략) 도전과 혁신이 지상명령이 된 지금 겁쟁이 클루지는 자기계발에 큰 장애가 된다.
p.134
  원시 시대에는 좁은 범위의 부족 사회였기 때문에 평판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평판을 잃으면 생존과 번식이 불리하여 매우 절망적인 상황에 처한다. (생략) 하지만 현대의 우리는 수십억 인구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그러니 눈치 보지 마라.
  (생략) 인간의 두뇌는 현재의 삶이 만족스러울 경우, 지금까지 유지해온 습관을 지키려는 경향이 있다. 뇌의 칼로리 소모를 낭비하지 않도록 진화한 것이다. 그렇기에 새로운 일을 배운다는 것에 거부감을 갖는 본능이 존재한다. 이 오작동을 이겨내고 그냥 일단 한 번이라도 시작해보자. 무엇보다 첫걸음이 중요하다.


인류는 모두 잔머리 좋은 겁쟁이의 후손이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은 비효율적이었다. 그런데 현대 사회는 어떤가? 이와 반대로 움직이는 사람이 성공한다. 책 읽고, 글 쓰고, 유튜브 한다고 위험할 일이 없다. 대부분의 도전은 생존에 문제없다는 얘기다. 



p.146~
  "좋은 책을 읽는다는 것은 몇백 년 전에 살았던 가장 훌륭한 사람과 대화하는 것이다." (생략) 책이란 것은 동네 형님 정도가 아니라 당대 최고의 지식인과 전문가들이 평생 공부한 것을 압축해놓은 물건이다.
  (생략) 스무 살부터 뇌의 복리 저축을 실천한 사람은, 아무 생각 없이 살아온 동갑내기 서른 살과는 차원이 다른 사람이 된다. 이때부터는 더 이상 책을 읽지 않아도 자동으로 지식이 쌓인다. 배경 지식이 있기 때문에, 책이 아닌 영화만 보더라도 기존 지식이 발동해서 새로운 생각들을 만들어낸다. (생략) 반면 평소 아무 지식도 쌓지 않은 경우엔 아무런 안경을 쓰지 않은 것과 같기에,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하게 된다.


책을 '안경'으로 비유하는데 공감이 된다. 그냥 예쁜 장소에서 찾아 사진만 찍는 유럽여행에 비해, 그리스 신화, 로마, 기독교, 전쟁을 알고 하는 유럽여행은 얼마나 감동적일까? 양질의 책을 많이 읽었다는 것은 세상을 다양하게 이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어릴수록 효과가 크다는 문장에 잠깐 시무룩했지만, 지금이라도 깨닫고 실천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



p.194~
  어떤 분야에서 상위 1퍼센트가 된다는 건, 타고난 재능에 노력이 합쳐져야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상위 20퍼센트 정도, B 정도의 실력은 누구나 노력만 하면 얻을 수 있다. 이 B 정도의 무기를 몇 가지 수집하면, 대체불가능한 사람이 된다. 우리는 공부로 0.1퍼센트에 들 수 없다. 운동이나 예술로 0.1퍼센트가 될 수도 없다. 그곳은 천재들의 영역이다. 하지만 평범한 사람도 타이탄의 도구들을 모으면, 상위 20퍼센트의 실력 몇 가지를 합쳐서 0.1퍼센트를 이길 수 있는 괴물이 된다.
  (생략) "저는 유튜브가 뭔지 모르고, 디자인도 할 줄 모르고, 촬영도 할 줄 모른다. 다만 유튜브를 해보는 행위만으로도 상위 1퍼센트만 시도하는 유튜버가 된다. 그리고 편집을 해보는 행위 하나만으로도 전 국민 중 동영상 편집을 할 수 있는 사람 1퍼센트에 도달하게 된다."
  (생략) 타이탄의 도구는 2~3개일 때 힘이 발휘되는 게 아니라 5개 이상 모일 때 몇 배씩 증폭된다. 
p.211
  내가 이렇게 실행력을 강조하는 건, 역설적으로 뭔가를 실행하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앞서 클루지를 설명할 때 말했듯이, 인간은 그렇게 진화했다. 그러니 본인에게 실행력이 부족하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 인간으로서 당연한 것이다. 특히 유튜브나 잡지에 나오는 사람들을 보면서 '저렇게 적극적인 사람이 많은데 난 뭘 하는 걸까' 하고 기죽을 필요는 없다. 그런 사람들은 유난히 나대길 좋아하는 사람들일 뿐 평균이 아니다. 때로 광대 같고, 저속해 보일지라도 그들은 실행력이 최상위권이다. 이미 성과를 거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들과 나를 비교해선 안된다.


타이탄의 도구는 뭔가를 실행해야만 얻을 수 있다. 


내게도 작고 귀여운 도구들이 있다. 학부 시절, 엑셀에 흥미가 생겨서 공부했었다. 신입 사원으로 입사하니, 이미 나는 엑셀을 꽤 하는 사람이었다. 엑셀에 문제가 생기면 모두 나에게 찾아왔다. 나도 모르는 문제는 검색하고 부딪혀보며 해결했다. 점점 잘하게 되었다. 데이터를 다루다 보니 애드테크, 로그 분석, 데이터 추출/분석/시각화까지 건드리게 되었다. 이커머스 회사에서 점점 중요해진 분야다. 매출과 손익을 다루는 경영관리와 다른 영역이다 보니, 모두 어느 정도 할 수 있는 내가 회사에서는 특수한 존재가 되었다. 관심 분야이다 보니 실행하고 배우는 것에 거부감이 적어서일 것이다. 


실행한 사람은 항상 소수이기 때문에
실행할수록 무조건 이익이다.


p.239~
  멍청한 저자라도 책을 한 권 낸다는 건 상당한 자신감과 실행력 그리고 소재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적어도 당신보다는 레벨이 높다는 말이다. 유튜브든 책이든 강의든 마찬가지다. 현재 자신의 수준보다 높다면 뭐라도 배울 게 있을 것이다. 배울 것을 배우는 데에 핑계를 달지 않길 바란다.
  (생략) 뭔가를 배운 즉시 글을 써보면 이렇게 건너뛴 부분, 막혔던 부분과 맞닥뜨리게 되고, 자연스럽게 그 부분을 보충하게 된다. 본인의 생각까지 적다 보면 자연히 배운 걸 곱씹게 된다. 
  (생략) 글쓰기는 뇌 자동화를 이루는 최선의 방법이다. 역행자의 사고를 갖는 유일한 지름길이다. 


요즘 내가 크게 느끼는 부분이다. 블로그에 엉성하고 짧은 글이라도 하나 쓰는 사람이 대부분의 사람보다 낫다.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라는 것을 올해 알게 되었다. 이것도 실행하기 전까지는 몰랐던 일이다. 그런데 책을 썼다고? 그는 이미 상위 1% 이내의 사람이다. 유명하지 않아도 무조건 배울 점이 있다.




수요일 밤 11시, 나는 지금 글을 쓰고 있다. 그러다 내가 자기계발서를 싫어하는 이유가 과잉 자의식이라는 오작동 때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글쓰기가 왜 필요한지 말해주는 실시간 체험담이다.


이 책을 읽고 아내에게 추천했다. 그런데 아내는 이미 지인을 통해 이 책에 대해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지인은 이 책을 군대에 있는 아들들에게까지 사서 보냈다고 했다. 나는 입맛이 썼다. '젊고 어렸던 내게 이런 조언을 해준 사람은 왜 없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그래도 머리를 세차게 흔들며, '이제라도 알았으면 됐다.'라고 생각했다. 


내게도 같은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있다. 이 정도면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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