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는 시간은 지루하다. 헬스장이라면 러닝머신에서 TV라도 볼 텐데, 달리기는 그럴 수도 없다. 음악이나 라디오뿐이다.
그러다가 최근에 밀리의 서재를 구독하게 되면서, 오디오북을 경험했다. '종이를 넘기며 봐야 그게 책이지'라고 생각했던 고루한 아저씨는 당황했다. 생각보다 괜찮았기 때문이다.
오디오북 섹션은 꽤 크다. 앱 메인에 오디오북 플레이리스트가 떡하니 떠있다. 나만 몰랐을 뿐, 이미 많은 사람이 즐기고 있는 미디어였나보다. 저자가 직접 녹음한 작품도 있고, 성우나 유명인이 녹음한 작품도 있었다. 그동안 나는 눈으로 읽는 것에 익숙했을 뿐이다. 본질은 콘텐츠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전달하는 형태가 뭐가 중요해
메시지가 중요하지
1월 한 달간 공백이던 내 독서노트에는, 오디오북 덕분에 2월에만 벌써 4권을 추가할 수 있었다.
과거에는 내게 어느 정도의 효용을 주는가로 책을 평가했었는데, 요즘은 생각이 달라졌다. 대단한 정보나 감흥이 없더라도, 내가 생각을 하게끔 만들어주는 책도 너무 좋다. 이해하기 어려워서 읽다 보면 잡생각이 많아지는 책이 있다. 예전에는 이런 책을 보면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덮곤 했는데, 요즘은 오히려 좋다. 책을 매개로 평소에 하지 않을 생각들을 하니 즐겁다.
책은 여러 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집중할 수 있다. 앉아야 하고, 조용해야 한다. 졸음과 싸워야 한다. 그러나 오디오북은 중간 수준의 집중력으로 충분하다. 운동이 눈과 몸을 점유(?)하고 있을 때, 딱 알맞다.
단순 반복 작업에 지루하다면, 오디오북을 추천해 본다. 책은 우리 곁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