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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식PM Apr 14. 2024

2년간 강의를 통해 얻은 것

알음알음 강의를 하게 된 것이 벌써 2년이다. 운이 좋아 수강생들 앞에 설 수 있었고, 꾸준히 불러주시는 교육기관들 덕에 일과 강의를 병행할 수 있었다. VOD, 실시간 원격 강의, 멘토링, 현장 강의, 기업 특강, 유튜브 라이브 출연 등 12개의 프로그램을 거쳤고, 이제는 명실공히 강사라는 직업을 내 부캐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강의를 할 때마다 구글 설문을 통해 익명 질문을 받는다. 남들 앞에서 손을 들고 질문할 용기가 없었던 과거의 내가 떠올라서 그랬다. 특히 줌으로 원격 강의를 할 때, 말을 끊고 질문하기가 더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렇게 질문을 받다 보니 생긴 추가 장점. 수강생들의 질문이 기록으로 남는다는 것이다.


2년간의 강의로 얻은 것이 많다. 강의 자료를 정리할 수 있었고, 모르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발표할 때 긴장감을 줄일 수 있었다. 그런데 가장 크게 얻은 것은 질문이었다. 질문을 받으면 평소에 하지 못했던 생각들이 떠오르고, 대답하며 내 의견을 정리할 수 있어서 좋았다. 내가 책에서 얻는 장점과 비슷하다. '자극' 말이다.


현 직장에서의 삶은 매일매일이 도전이지만, 아무래도 경력이 길다 보니 자극 요소가 많지 않다. 유능한 동료들 덕분에 업무 외적인 스트레스도 적다. 그리고 수평적인 문화의 특성상 서로를 존중하는 분위기 때문에, 날것의 질문이나 피드백을 접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수강생들은 다르다. 오늘 처음 만난 사람들은 내 평판이나 배경보다 강의내용에 집중한다. 게다가 교육기관을 통해 날 것(?)의 피드백을 남길 수 있다.


나는 수강생들의 질문에 답변을 해야 한다. 그것도 즉석에서. 선배로서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는 압박감, 뭐라도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 등이 복잡하다. 그런데 이때, 평소에 내가 생각하지 않았던 자극들이 생긴다. 그리고 대답을 마무리하며 수강생들의 비언어적인 피드백, 끄덕임과 미소를 보면 기분이 좋다. 이 맛이 괜찮다.


솔직히 강의를 준비하고 남들 앞에 서는 것은 힘들다. 2시간짜리 짧은 강의일지라도 끝나면 목이 아프고, 피곤이 쏟아진다. 첫 현장 강의 6시간 후 완전히 기진맥진했던 경험은 아직도 생생하다. 그래도 이 부캐를 놓지 않고자 용을 쓰고 있다. 업무에 지장이 되지 않는 선에서 계속하고 싶다. 새로운 자극을 위해서 말이다.


쓰고 나니 이것도 도파민 중독인가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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