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마음가짐에 달려있다.
책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이토록 공부가 재미있어지는 순간' 박성혁 님의 책이다. 서울 법대, 연세 경영대, 동신대 한의대 동시 합격자라고 한다. 전남 시골마을에서 자랐고, 중학교까지 공부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다고 한다. 그 후 공부를 열심히 했겠지만, 도대체 어떤 마음을 먹었길래 이런 성과를 낼 수 있었을까? 그 마음가짐에 대한 이야기이다.
세상 어떤 일에도 처음부터 탄탄대로가 펼쳐져 있지 않습니다. 탄탄대로는 내가 펼치는 거예요. 그토록 즐거운 게임조차도 재미없는 단계를 참고 견뎌야 재미있는 단계로 접어드는데, 알량한 며칠 공부로 느닷없이 공부가 재미있어질 리 없잖아요. (...) 그러나 이때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기는 사람과 지는 사람이 갈리는 겁니다. 아직 내가 잘하지 못하기 때문에 당연한, '재미없고 지루한 단계'에서 어떤 액션을 취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가 되어버리죠. '이기는 사람'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이 단계를 견뎌냅니다. 지루하고 불편하고 귀찮기는 해도, 잘하게 되려면 지금 단계에서 고생을 좀 해야 한다는 걸 알아요. 고생하지 않으려고 도망가버리면 언제까지고 잘하게 될 수 없을 거라고 내 마음을 설득시키죠. 결국 이 고비를 멋지게 뛰어넘습니다.
지루하고 재미없는 단계를 어떻게든 견뎌야 한다. 저자는 게임을 예로 들었지만, 나에겐 다이어트와 운동이 그랬다. 존버의 구간을 이겨내야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다른 과목은 작년까지 좀 대충 해왔더라도 올해 배우는 내용만 정신 바짝 차리고 공부하면 대부분의 문제가 풀립니다. 그런데 수학과 영어는 절대 그렇지 않아요. 기초가 받쳐주지 않으면 수업도 제대로 알아들을 수 없을뿐더러 문제 풀 때에도 걸리적거리는 부분이 많습니다. (...) 효율이 어떻고 하면서 영리한 척하는 대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진장한 에너지와 시간을 콸콸 들이퍼붓는 '살짝 무식해 보일 정도의 노력'입니다.
요령이 통하는 분야도 있겠지만, 무식함이 더 효율적인 경우도 있다. 수학과 영어가 대표적이다. 차근차근 쌓여야 잘할 수 있다.
공부라는 '경쟁'에서 이기는 법은 따로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다른 이들과의 경쟁을 그만두는 것입니다.
내가 가장 공감했던 대목이다. 라이벌을 이기는 것이 단기 목표가 될 순 있어도 지속되면 안 된다. 마음만 조급해지고 적절한 계획을 세우기 어려워진다. 내가 부족하거나 강한 부분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채워나가려는 노력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수능은 장기전이기 때문에 이런 멘탈이 더욱 중요하다.
미국의 컨설턴트 제럴드 와인버그는 이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내놓았습니다.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면 효율이 20퍼센트 뚝 떨어지고, 세 가지 일을 동시에 하면 무려 50퍼센트가 더 떨어진다는 겁니다. 연구를 해보니 '멀티태스킹'은 필연적으로 에너지를 더 소모하게 되어 있는데, 그러다 보니 능률과 효율을 싹둑 잘라먹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음악을 들으며 공부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동감한다. 음악을 들으며 공부해봤지만, 둘 중 하나만 가능했다. 공부가 되면 음악이 안 들리고, 음악에 맞춰 손가락을 까딱거리고 있으면 공부가 되지 않았다. 결국 앉아서 책을 펼치고 있지만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정신이 깨어 있는 사람은 너저분한 주변 환경을 결코 내버려 두지 않습니다. 말끔하게 치워진 개운한 책상에서만 공부할 마음이 돋아난다는 사실을 아는 거죠. 언제든 앉기만 하면 바로바로 집중할 수 있는 책상을 만들어놓아요. 이런 사람이 가방 정리라고 대충 넘기겠어요? (...) 무엇보다도 몰아서 정리 정돈하지 않고 평소에 조금씩 해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는 항상 같은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좋았다. 어쩌다 책상을 치우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면, 나중에 더러운 책상에 다시 앉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항상 일어서기 전에 자리를 치웠다. 마음먹고 앉아도 치우고 시작해야 하면 집중이 풀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불평불만'하는 것이야말로 공부할 마음이 없다는 가장 강력한 증거입니다. 공부할 마음이 없는 눈으로 보면 온통 공부할 수 없는 이유 투성이거든요. 주위에 온통 투덜거릴 만한 꼬투리와 내게 불리한 조건들만 가득해요. 내가 공부 잘하지 못하는 게 죄다 환경 탓, 주변 탓, 조건 탓으로 느껴져 공부하는 일이 지긋지긋합니다. 나는 '안 되는 이유'가 너무 많이 공부를 못할 수밖에 없는 '억울한 피해자'라는 착각에 빠져드는 거죠. 힘이 쭉 빠집니다. (...) 조금만 따져보아도 나에게는 '안 되는 이유'가 전혀 도움 되지 않아요. 오로지 '되게 할 방법'만 필요합니다.
환경과 조건이 좋지 않아도 공부가 되게 할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그 외에는 모두 핑계이다. 연애하고 싶으면 어떻게든 하고, 야자 도망치고 싶으면 어떻게든 하고, 부모님이 게임 못하게 막아도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내지 않았었나?
내가 지금 지나고 있는 이 힘든 터널은 내 잘못된 선택 때문이 아닙니다. (...) 내가 내린 결정대로 우직하게 밀고 나가는 '과정', 그러니까 '내 선택을 옳게 만들어가는 과정'이 있을 뿐입니다. 내 선택이 불만스럽다고 투덜거릴 시간에 그 선택을 옳게 만들어야죠. (...) 모든 선택은 옳습니다. 내가 '옳은 노력'을 기울이기만 한다면요.
과거의 내 선택에 미련이나 집착을 가지지 말자는 이야기다. 과거의 불행과 게으름도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 중학교 때 놀아서 고등학교에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입대 전에 시간을 낭비해서 전역 후에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내 이야기이다. 마음이란 놈은 다스리기 마련이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자기 합리화겠지만 뭐 어떤가 마음의 평화와 결과만 얻으면 그만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