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주도적으로 만드는 비법? ㅅㄱ ㄱㅎ

by 자 상남자

학부모 상담 주간을 맞아 매일 서너 분의 학부모님을 마주하며 깊은 고민을 나눕니다. 많은 부모님의 공통된 화두는 단연 ‘공부의 재미’입니다. 어떻게 하면 아이가 지치지 않고 즐겁게 배움의 길을 걸어갈 수 있을지 묻는 간절한 눈빛들 앞에서, 저는 두 가지 핵심 키워드를 꺼내놓았습니다. 바로 ‘자기 주도적 경험’과 ‘성공 경험의 축적’입니다.



이 두 가지 가치를 가장 완벽하게 결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솔루션이 무엇일까 고민하다 내린 결론은 바로 ‘스스로 적어보는 글쓰기’입니다. 거창한 문학적 성취가 아니라, 자신이 주체가 되어 무언가를 해낸 찰나의 순간을 문장으로 옮겨보는 과정 자체가 아이에게는 가장 강력한 학습 동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등산을 할 때, 가파른 경사 앞에서도 다시 발을 뗄 수 있는 이유는 이미 올라온 발아래의 길을 확인하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에게 글쓰기는 바로 그 ‘성장의 계단’을 확인하는 작업입니다. 자신이 이뤄낸 소소한 성취들—어려운 문제를 풀었을 때의 쾌감, 계획했던 분량을 마친 뿌듯함—을 글로 기록하기 시작하면, 그 기록들은 낱개로 흩어지지 않고 켜켜이 쌓여 견고한 계단이 됩니다.


이러한 기록의 힘은 특히 위기의 순간에 빛을 발합니다. 공부가 하기 싫어지는 정체기나 예상치 못한 실패로 좌절할 때, 아이는 예전에 자신이 써두었던 ‘성공의 순간’을 다시 읽어보게 됩니다. 그때의 문장들은 타인의 백 마디 조언보다 강력하게 자신을 다독이는 힘이 됩니다. "나에게도 이런 열정이 있었지", "지난번에도 나는 이 어려움을 이겨냈었어"라는 자기 확신이 내면의 ‘자가 발전기’를 돌리는 연료가 되어주는 것입니다.


결국 공부를 재미있게 한다는 것은 단순히 점수를 올리는 기술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성장하고 있다는 감각을 유지하는 일입니다. 글을 통해 성공의 기억을 축적하는 아이는 결코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기록된 성취는 휘발되지 않고 아이의 자존감이라는 토양에 깊이 뿌리내려, 어떤 비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나무로 자라게 할 것입니다.


오늘 우리 아이들에게 빈 노트를 건네며, 아주 사소한 성취라도 직접 기록해보게 하면 어떨까요? 그 작은 기록들이 모여 아이의 인생을 지탱할 가장 든든한 등불이 되어줄 것입니다. 스스로 적어 내려가는 한 줄의 성공 경험이 아이의 미래를 바꾸는 가장 위대한 첫걸음입니다.

수,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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