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부터 시작한 교생 실습이 이제 8일 차에 접어들고 있다.
실습 운영 계획서를 작성할 때만 해도 이게 정말 실현이 될까, 혹시나 구멍이 나면 어떡하나 하는 근심, 걱정이 한가득이었는데 일단 한 주가 무사히 지나가고 슬슬 끝이 보여오니 처음에 느꼈던 긴장감이 조금은 느슨해지는 느낌이다.
교생 실습을 위해 우리 학교를 찾은 대학교 3학년 교생 선생님들은 18명. 이 교생 선생님들과 함께하는 우리 학교에 있는 지도 교사는 나포함 7명. 거기에 교장 선생님, 교감 선생님과 수석 교사님 그리고 이래저래 도움을 주시는 선생님들과 실무사님, 행정실 직원분들까지 모두 합하면 실습이란 참 많은 인원이 함께 준비하여 움직이는 거대한 교육 활동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모든 교사가 실습 지도 교사 역할을 맡았기에 나 역시 한 명의 지도 교사로서 4년간 교생 지도를 해왔다. 우리 반에 배정된 3~4명의 교생 선생님들의 수업 과정안을 함께 살펴보고 그들의 수업에 대해 고민하고 피드백을 함께 나눠왔다. 이 과정에서 우리 반 교생 선생님들과 특별한 우정도 많이 쌓을 수 있었고.
그런데 올해에는 실습 부장을 맡게 되었다. 지난 4년간의 경험이 있으니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고, 자신 있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막상 실습 업무의 중심으로 들어오니 해야 할 역할이 달랐다. 그리고 더 많았다.
Manage
뜻: 관리하다. 운영하다. 가까스로 해내다.
두 발로 서서 걷는 사람들(man) 이 손을 자유롭게 쓰게 되면서 복잡한 움직이나 행동(ag)이 가능해졌다. 그래서 여러 가지 일을 관리, 운영, 해낼 수 있게 되었다 라는 유래
준비를 하는 입장을 돌이켜보면 참 많은 사람들에게 부탁을 하고 해당 내용이 잘 실행되었는지 점검을 하고, 그래도 안되어 있으면 다시 부탁을 하고(채근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게...) 감사를 표현하고.. 이런 순간순간이 매일 반복되었었다. 나름 MBTI가 I로 시작하는 사람이라서 내향적인 부분이 있다. 하지만 일을 추진하고 '되게 해야'하는 입장에서는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진행되지 않겠구나 하는 깨달음이 있었다. 기억나는 몇몇의 장면을 꼽자면 '이렇게 진행해도 괜찮겠지? 괜찮다고 생각하시겠지...?'하고 나름 넘겨짚었다가
'이런 부분은 나에게 미리 좀 알려줘야지. 일방적으로 이렇게 통보하면 어떡합니까....! 계속 이렇게 하신다면 저는 더 이상 협조하고 싶지 않군요'
하는 메시지를 받고 화들짝 놀란 적도 있었고.... 만감이 교차하였으나 일을 'manage'해야 하기에 다시 찾아뵙고 전후 설명을 하며 다시 일이 '되게 해야 했다'
많은 고단함이 있었지만 이 순간에 드는 생각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덕분에' 이 두 가지 다.
일을 추진함에 있어서 많은 고민과 고난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을 추진하다 보면 나름의 재미가 있고 보람을 찾게 된다. '잔잔한 바다에서는 좋은 뱃사공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말처럼.
그리고 어느 정도 일이 완성되어 가는 상황에서 되돌아보면 알게 모르게 나를 도와주는 수많은 분들 '덕분에' 이 정도 높이까지 계단을 오를 수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마치 기상청 기상 예보가 틀리면 욕을 하지만 기상 예보가 맞은 사실에 대해서 아무도 칭찬의 박수를 보내주지 않는 것처럼 긍정적인 측면은 굳이 눈을 크게 뜨고 찾아봐야 볼 수 있더라.
드디어 내일이면 교육 실습도 끝이다. 이렇게 또 하나의 이벤트(라고 쓰고 고난의 행군)가 또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