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아침입니다.
오늘은 세계 책의 날입니다. 1995년 유네스코 총회에서 독서와 출판을 장려하고 저작권 제도를 통해 지적 소유권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정되었다고 하는데요,
왜 하필이면 4월 23일일까, 궁금하시죠?
첫 번째는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에서 사랑하는 사람이 책을 사면 꽃을 선물하는 '세인트 조지의 날'전통이 4월 23일이었고
두 번째는 돈키호테의 작가 세르반테스와 영국 셰익스피어 사망일이 4월 23일이었기 때문이라고 하는군요.
서울시에서는 4월 23일부터 11월까지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에서 '책 읽는 마당'을 운영한다고 하는데요, 이번 주말에 이곳에서 가서 책의 매력에 빠져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저와 같이 근무하고 있는 동료들에게 메신저를 통해 아침인사를 건넨 지 어느덧 416일째가 되었습니다. 햇수로는 3년 차가 되었군요.
첫 메시지를 예약으로 걸어놓던 그때가 생각납니다. 다음날 7시 30분에 예약을 걸어놓는데 혹시나 잘못된 업무 내용이 있으면 어떡하나 싶어서 예약 걸어놓은 것을 취소하고 다시 검토하고 다시 예약하기를 몇 차례 반복하곤 더 이상은 안 되겠다, 에라 모르겠다 걸어놓고 퇴근을 했더랬죠.
지금까지 제가 받았던 아침 업무 안내 메시지는 대부분 단조로웠습니다. 단조롭다는 말을 붙이기도 뭐 할 정도로 그냥 '오늘의 업무입니다'가 끝이었죠.
제가 그 업무를 맡아보니 그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됐어요. 무엇보다 매일매일 빼먹지 않고 해야 하는 일이 하나 생긴 것 같아서 숨이 턱 막힌 적도 있어요. 초등학교 때 매일매일 일기 쓰기 숙제를 담임선생님이 내어주신다면, 일기 숙제를 여러 선생님들이 모여서 검사를 한다고 한다면 너무 부담스럽겠죠? 그런 느낌입니다.
업무 요약도 해야 하는데, 게다가 요약된 업무를 매일매일 메신저를 통해 전달해야 하는데 어떤 마음과 감정, 생각을 담아서 메시지를 작성해야 할까는 또 다른 업무죠. 이런저런 생각하기 힘드니 내린 결론이 아마 '오늘의 업무 보내드립니다'이었을 겁니다.
그 마음도 충분히 납득이 되었지만 그래도 저는 이상주의자라 많은 유혹(?)을 이겨내고 출근을 성공한 분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싶었어요. 때로는 정보를, 응원을, 공감을 해줄 수 있다면 직장에서 하루를 시작하는데 도움을 줄 줄 수 있지 않을까 했거든요.
그렇게 시작했는데 막상 하다 보니 정말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가 있더군요. 24 절기, 기념일, 탄생일, 탄생석까지 찾아봤음에도 불구하고 딱히 눈에 띄는 주제가 없는 날이 있어요.
그래서 책을 읽기 시작했어요. 블로그도 더 열심히 하게 되었고요. 책을 읽다가 마음에 들어오는 문장, 이웃 블로그를 보다가 클릭하게 되는 포스팅등을 간략하게 요약해서 메시지에 넣고 있죠.
제가 매일 아침 보내고 있는 아침인사 메시지가 얼마나 읽는 사람의 마음 안까지 가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제가 하는 이 작업이 마치 라디오 DJ의 오프닝 멘트와 비슷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내 목소리를 내 눈앞에 있는 누군가가 듣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어딘가에 있는 누구가에게는 전달되고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희망 같은 게 있는 거죠.
습관이 무섭다고 400일이 넘어가니 이제 예전처럼 매일 메시지 작성하는 게 그리 어렵지 않아 졌어요. 이 업무를 올해까지 하게 될지, 내년에도 계속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침을 밝게 열어야 한다는 것, 밝은 기운을 타인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마음은 변함없을 것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