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딱 고개에서 만난 아저씨 둘
‘아, 아까 지하철에서 열차를 놓쳤어야 하는 건데.’
나의 머리 굴리는 소리가 들렸는지 그는 내 어깨를 붙잡고 정상을 향해 갔다. 11월이지만 땀이 어찌나 나던지 입던 겉옷을 벗고 반팔 차림으로 열심히 바위를 밟았다. 둘 다 말수는 줄어들었다. 내 심장만이 여기 살아있다고 강하게 외치고 있었다.
“하... 너무 힘들다. 언제 올라가....”
그때 뒤에서 올라오는 아저씨 두 분의 대화소리가 들려왔다.
“아이고, 힘들어 죽겠다. 얼마나 걸려요?”
“정상을 쳐다보지 마세요. 그냥 한 발 앞만 보고 가는 거예요.”
“아이고... 이 산을 진짜 매일 올랐어요? 어떻게 그렇게 잘 올라간대?”
“네~ 그냥 걷는다 생각하고 가는 거예요. 힘들면 돌아서 내려가면 되는 거고 괜찮으면 걸어서 정상까지 가는 거고. 등산은 그냥 그렇게 하는 거예요.”
“벌써 이렇게 힘든데 정상까지 어떻게 간대?”
“지금 마음은 벌써 정상에 있으니까 힘드신 거예요. 내 몸은 여기 밑에 있는데.”
어느새 나도 모르게 아저씨들의 대화에 집중했다.
‘그래. 그냥 걷는다 생각하자.
당장 한 치 앞만 생각하자.’
“어휴, 깔딱 고개라더니 정말 깔딱 죽게 생겼네.”
아까 그 아저씨가 또 앓는 소리를 하셨다.
마치 내 마음을 대변이라도 하듯.
“너무 자주 쉬면 더 힘들어요. 힘들어도 앉지 말고 그냥 천천히 한 걸음씩 올라가세요.”
쉬고 싶은 나의 마음을 쿡 찌르는 말이었다.
힘들다고 주저앉지 말고 비틀비틀 느리게라도 걸어가자는 말, 왠지 힘이 됐다.
등산은 우리 인생과 같구나.
드디어 깔딱 고개 구간이 끝나 고개를 들었다.
“정상인가?”
이 정도 힘듦이면 정상이 나와야 정상인데!
눈앞에 이정표가 보였다.
그리고 눈앞엔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