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채정완 Mar 23. 2024

악수

잃어버린 사회 속 신뢰를 우리는 어떻게 되찾을 수 있을까

악수 Handshake, acrylic on canvas, 53.0X72.7, 2024

악수는 두 사람이 만났을 때 반가움을 표시하는 방법으로 가볍게 서로의 손을 맞잡고 눈을 마주치는 인사 행위이다. 악수는 서로가 무장해제를 증명하기 위해 시작되었다고 한다. 중세 시대에는 보통 적대시 하는 사람을 만나면 오른손으로 무기를 들고 경계를 했기에, 빈 오른손을 내민다는 것은 서로가 무장을 하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데서 악수가 기원했다는 것이다. 상대방에게 적의가 없음을 표현하는 행동이 현재는 반가움을 나타내는 인사법이 되었다.


악수는 서로의 소통의 시작을 의미한다. 보통 비즈니스 관계에서 처음 만나게 되면 악수부터 시작하여 사업 진행을 시작하고,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과도 악수를 건네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소통에는 신뢰가 필요하다. 신뢰가 결여된 소통에는 화합과 공감이 생겨나지 못하고 경쟁과 의심만 부풀릴 뿐이다.


국민 삶의 질을 측정하는 여러 지표 중 '대인 신뢰도'라는 지표가 있다. 이는 자신과 친밀한 사람이 아닌 일반 사람들을 얼마나 신뢰하는지를 측정하는 지표로 삶의 만족도에 높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가지표체계의 기록에 따르면 2013~2019년도 사이 65-70% 사이를 오갔던 신뢰도가 2020년 코로나 사태 이후 50%대로 내려앉아 가장 최근 기록인 2023년에는 52%로 기록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개인 간의 신뢰도가 점차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신뢰도가 낮아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심해지는 경쟁과 그로 인해 부추겨지는 개인주의, 공권력의 무능과 부패, 언론이 가진 가치의 추락, 정치 세력의 양극화, 세대 갈등 등 사회가 가진 여러 문제가 구성원들 간의 신뢰를 깨트리는 것이다. 신뢰가 없어진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 큰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고 그 부담은 결국 국민들에게 돌아가기 마련이다.


한번 깨진 신뢰는 다시 회복되기 어렵다. 깨진 신뢰 사이로 의심과 편견이 자리 잡기 때문이다.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그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그 의심과 편견을 거둬 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서로 손을 맞잡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이해하려는 태도가 우선시돼야 하지는 않을까?

작가의 이전글 균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