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정의를 찾아서
오늘날 우리는 정의라는 단어를 거의 언급하지 않는 사회에 살고 있다. 과거에는 불의에 맞서 정의를 외치는 일이 하나의 도덕적 책임으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오히려 침묵과 중립이 안전하고 당연한 선택이 되었다. 정의는 더 이상 공공의 가치가 아니라, 현실과는 거리가 먼 이상론으로 취급되거나, 때로는 분열과 갈등의 원인으로 오해되기도 한다.
이러한 변화는 특정한 시점이나 단일한 사건으로 설명되기 어렵다. 시장 중심의 신자유주의 체제가 사회 전반에 내면화되면서, 공공의 윤리는 점차 효율과 성과 뒤로 밀려났다. 권력과 언론, 자본 간의 결탁은 공정성을 약화하고, 진실에 대한 신뢰를 흐릿하게 만들었다. 교육은 비판적 사고보다는 생존과 경쟁을 위한 기능적 인간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디지털 미디어 환경은 깊이 있는 사유보다는 자극적이고 감정적인 반응을 확산시킨다. 또한, 만성적인 경제 불안과 격화된 경쟁 사회 속에서 개인은 윤리적 판단보다 생존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는 조건에 놓이게 된다. 이 모든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사회 구성원들은 점차 '정의'를 언어에서 지우고 삶에서 배제하게 되었다.
'뭘 찾니?' 작품은 이러한 사회적 맥락 속에서 제작된 작품이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바닥에 낮게 엎드려 어딘가 아래 깊숙한 곳을 응시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한 곳을 바라보고 있기는 하지만, 결코 손을 뻗거나 다가서지는 않는다. 시선은 있지만, 실천은 없다. 마치 깊숙한 어둠 속 어딘가에 무언가 중요한 것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으나, 그것을 꺼내려는 시도는 없는 듯하다.
작품은 바로 이 지점을 짚는다. 정의는 단지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이제는 그저 바라보는 것으로만 소비되는 대상이 되어버렸다. 우리가 바라보는 것은 정의의 부재 자체라기보다는 그 결핍을 무력하게 인식하고 방관하는 우리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정의가 분명 존재함을 알면서도 다가가지 않는, 멀리서 바라만 보는 모습이 바로 우리 자신인 것이다.
정의는 사회 시스템이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것을 얼마나 필요로 하고, 실천하려 하는가에 달려 있다. 본 작품은 그것을 회복하기 위한 출발점으로, 정의의 실체를 묻기보다는 그것을 멀리서 지켜만 보는 우리의 태도와 구조적 무관심에 질문을 던진다. 정의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 우리가 더 이상 손을 내밀지 않기에, 그 자리에서 멀어졌을 뿐이다.
그러나 여전히 가능성은 남아 있다. 정의가 다시 실천의 언어로 복귀하기 위해선, 그것을 보려는 시선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손을 내미는 용기가 필요하다. 멀어졌던 정의 누군가의 작은 실천에서부터 서서히 회복될 수 있다. 우리가 서로의 침묵 침묵을 깨고, 정의에 대해 다시 말하며, 그것을 실천하려는 움직임을 시작할 때, 정의는 은폐된 어둠 속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