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page comics #02
'*아빠의 버블호떡' 트럭은 월요일마다 저희 동네에 옵니다. 아주 오랜동안 관심없이 무심코 지나다녔는데 얼마 전부터 이 트럭이 멀찌감치에서 보이면 무언가 반가워졌습니다. 특별히 버블호떡을 좋아한다기보다는 왠지 한주라도 들르지 않고 그냥 지나가면 뭔가 섭섭한 느낌이라 집에 가는 길에 품 안에 따끈한 호떡들을 품고 가곤 했습니다. 몇십 년 내공 덕분이신지, 아니면 항상 반죽하는 모습을 멀찌감치 제 눈으로 보아서 그런지 바삭하며 달콤한 것이 그 순간 무엇도 부럽지가 않습니다. 그러다 한 가지 조금 다른 점을 발견했습니다. 친절하고 깔끔한 용모의 아저씨는 돈을 받고 감사하다는 수화를 하셨습니다. 처음에 아무것도 모르고 크게 말했던 제 목소리가 조금 부끄러워졌던 순간이었습니다.
품 안의 "오천 원"의 계절이 가는 길목에서 개강을 한주 앞두고 거의 6~7년 만에 심한 독감을 앓았습니다. 며칠 밤새 기침을 했더니 목소리가 나오질 않았습니다. 성대에 문제가 생긴, 아주 큰일이었습니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상태에서 생활을 해보니 불편한 점이 이만저만이 아니고 이대로 마치 인어공주마냥 목소리를 영영 잃어버릴까 최악의 상상까지 해가며 공포의 일주일을 보냈습니다. 다행히 한약과 양약의 도움으로 조금씩 회복이 되고 있지만 자유롭게 보고, 듣고, 말하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감사함을 느끼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트럭이 가고 나면 훈훈한 기운이 온 동네에 퍼지는 것처럼 계속 따뜻한 이야기를 그릴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 #jungyeonro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