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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작업

수영장에서 마주한 두려움

One-page comics #01

by Jungyeon Roh
total.jpg 실내 수영장에서

얼마 전부터 새로운 개인작업을 시작하였습니다. 매일 그림을 그리는 좋은 습관을 갖기 위해 작년 말부터 시작한 키워드 드로잉이 6개의 패널로 묶이는 Comic Sequence 시리즈로 바뀌어 연작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그려서 매주 업로드는 자신이 없지만 그래도 시작이 반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이야기의 구성은 크게 발단 - 전개 - 절정 - 위기 - 해결 - 결말로 제 작품은 발견 - 호기심 - 다가감 - 깨달음/상실 - 단념/단련 - 희망/상승의 이야기로 전개됩니다. 작품의 소재는 특별할 것 없이 제가 일상에서 만나는 현상과 경험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01.jpg 실내 수영장에서 작은 홀을 발견했습니다.
02.jpg 조금 더 커진 홀이 무엇인지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봅니다.
03-copy.jpg 점점 더 커지는 홀에 다가가 봅니다.
04-copy.jpg 너무나도 까만 깊은 곳처럼 보입니다. 두려움입니다.
05.jpg 구덩이에 빠질 순 없습니다. 그까짓 거 발로 차 보니 두려움의 깊이는 아주 얕았습니다.
06-copy.jpg 두려움 따위는 밟아버리고 달이 뜰 때까지 열심히 단련을 합니다.

수영은 유아시절부터 배웠는데 수영 강습에 가는 시간에 항상 무지하게 긴장이 되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다이빙을 배우다가 다리에 멍이 들었던 기억도 있네요. 어찌어찌 평영까지 배웠는데 성인이 된 후 한국에 와서 1년간 강습을 다시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자세교정과 배우지 않았던 접영과 플립턴을 목표로 하였는데 접영은 어찌어찌 또 배웠지만 플립턴은 엄두가 안 났습니다. 그렇게 6년 정도 자유수영을 다니다 얼마 전부터 유튜브의 도움으로 놀랍게도 플립턴에 성공하였습니다. 또 한번에 50m 겨우 가던 것을 요즘에는 100m에 도전 중입니다. 자유형이 숨이 많이 차서 힘든데 최대한 젖산이 발생하지 않게 해서 숨을 참으려 노력 중입니다. 깊이가 얕던 두려움에 나의 한계를 내가 정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그동안의 세월이 아쉽습니다. 이러한 작은 일상의 성공기를 바탕으로 이 작품을 제작해 보았습니다.


작품의 대략적 설명 없이 제목을 지어달라 하니 많은 인스타그래머들이 좋은 의견들을 내주었습니다. 이 중에서 투표를 거쳐 The abyss before flow가 53%의 지지를 얻어 제목이 되었네요. 아무래도 까만 동그라미를 Abyss, 즉 사전의 뜻으로는 '심연'이라 생각한 것 같습니다. 다른 후보들은 Swimming away (13%), Fall into or fold over? (7%), Perspective (27%)의 지지를 얻었습니다. 모두 주옥같은 제목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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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be continued... :)

#jungyeonr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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