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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예예 Mar 12. 2023

마음이 편해지는 카페를 찾는다면

수원 신동 카페 노매드커피로스터스를 추천합니다

결국 자주 가게 되는 카페는 마음이 편한 카페다.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고 나올 때 ‘좋은 시간이었다.’라고 느낄 수 있는 곳. 내게는 그곳이 카페 노매드다.


노매드를 처음 발견한 건 이사 온 지 얼마 안 돼서 나온 신동카페거리 산책길에서였다. 산책길이 끝나는 곳에 노매드가 있었다. 주변이 한적하기도 하고 카페 인테리어가 자연스러운 나뭇결을 살린 분위기라서 숲 속 길을 걷다 만난 오두막 같았다. 카페 바깥에는 옹기종기 크고 작은 화분들이 있었는데 주인의 애정을 듬뿍 받은 듯 싱싱했다. 창가에 앉아 대화를 나누는 손님들의 얼굴도 생기가 돌았다. 카페 안과 밖의 모든 존재가 평온해 보였다. 느낌이 왔다. ‘좋은 곳이다!’. 들어가 보니 역시 느낌은 틀리지 않았다.

카페 안에서 본 풍경. 아마 난 저 길을 걷고 있었을 것이다.



음악이 만드는 공기

노매드는 선곡과 음향이 훌륭하다. 익숙하지만 잘은 모르는 이탈리아 가곡과 클래식들이 주로 나오는데 적당히 익숙하지만 아예 못 알아듣는 가사들이 나올 때가 많아서 편안하다. 뜻을 모르니 크게 신경이 쓰이지 않으면서도 노랫소리와 연주 소리는 아름다우니 마치 커피 향의 일부처럼 느껴진달까. 게다가 좋은 스피커를 쓰시는지 음향도 풍부하다. 동네에서 음악이 공간을 에워싸는 듯한 경험을 주는 카페를 만나기는 정말 쉽지 않아서 이곳을 드나든 지 1년이 넘었는데도 가게 문을 열 때마다  좀 감동적기까지 하다. 노매드에서 음악은 마치 좋은 공기의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정서적 공기 청정기, 스피커



아늑, 안락, 따뜻한 장소

노매드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편안함 중  또 하나는 안락함이다. 벽돌과 나뭇결을 살린 인테리어, 마치 나무를 패서 손으로 만든 듯한 탁자와 의자들 의자들. 신동 카페거리에서 보기 드문 인테리어다. 왜냐하면 신동에 있는 카페들이란 크게 세 종류이기 때문이다. 흑백의 미드센추리 아니면 약간 컬러감이 들어간 미드센추리 그것도 아니면 하얗고 아기자기한 그림들이 걸린 곳. 그래서 이런 자연스러운 아늑함이 반갑다. 따뜻한 느낌의 내부인테리어는 실내의 잘 가꾼 나무화분들, 작은 화분들과도 잘 어우러진다. 만약 사장님이 화덕에서 빵을 구우신다면 그것도 썩 잘 어울리는 풍경이었을 것 같다. 그래서 베이커리도 판매하시는 건가?

(화덕은 아니고 오븐을 사용하신다.)


귀여운 식물들,  티코스터마저 우드



모든 메뉴가 성공적

맛 얘기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노매드의 커피와 베이커리는 모두 맛있다. 다 먹어보진 않았지만 커피/논커피, 스콘/디저트류 골고루 조금씩 먹어본 바, 메뉴판의 모든 메뉴가 맛있을 거라고 믿는다. 이런 커피, 딸기우유, 핫초코, 딸기우유, 스콘, 티라미수, 치즈케이크를 만드시는 분들이 다른 거라고 맛없게 만드실리 없다. 한겨울에는 수제 시나몬 시럽이 들어간 카푸치노라든지 핫초코를, 조금 꺾인 추위에는 카페라테를, 따뜻해지는 봄날에는 딸기우유를 먹었다. 가장 자주 마신 아메리카노도 늘 훌륭했다. 봄이 다가오는 만큼 딸기 우유에 대해서 한 마디 덧붙이자면, 우리 엄마도 이렇게까지 딸기를 많이 넣어주진 않는다. 꼭 드셔보시길.


바로 그 딸기(왕창)우유와 홈메이드 티라미수. 스콘도 정말 호들갑 떨 수 있을 정도로 맛있다!



인기 있는 카페라기보다 사랑받는 카페

산책길 끝에 있어서 다른 신동 카페거리의 카페들에 비해서는 한적하지만 그렇다고 사람이 없는 휑한 곳은 아니다. 만석이라 못 앉은 때도 여러 번이었으니까. 점심시간 같은 피크타임이나 날이 좋으면 자리가 없을까 불안할 정도다. 다만 이 인기가 좀 남다르다. 노매드는 인기 있는 카페라기보다 사랑받는 카페이기 때문이다. 카운터가 보이는 곳에 앉으면 사장님과 손님들이 안부 인사를 나누는 장면을 왕왕 보게 된다. 강아지 산책길에 들르는 손님, 과일 나눠주는 손님, 가족과 와서 가족을 소개해주는 손님 등등 여러 단골손님들을 볼 수 있다. 정답게 인사를 나누는 이웃의 모습. 사람 간에 온기를 주고받는 곳에는 편안함이 깃들 수밖에 없지 않을까. 아마 이 정답고 사랑스러운 풍경 또한 노매드가 가진 남다른 편안함의 이유일 것이다.


날이 좋으면 만석이 되는 테라스 좌석(일부)


노매드에 없는 것과 노매드에만 있는 것

그러고 보니 다른 카페들에는 있지만 노매드에는 없는 두 가지가 떠오른다. 아르바이트생과 진동벨. 사장님 두 분이서 주문과 제조를 같이 하시고, 메뉴가 나오면 직접 가져다주시니 아르바이트생도 진동벨도 없다. 대신 사장님들과 대면할 수 있는 순간들이 많다. 직접 눈인사를 맞추며 주문을 할 때, 사장님이 직접 “음료 나왔습니다. 뜨거우니 조심하세요~” 말해주시면서 메뉴를 내어주실 때, 카페 문을 나서면서 나누는 인사까지. 사실 노매드가 갖고 있는 모든 편안함은 두 분의 사장님에게서 오는 것 같다. 결국 가게는 주인을 닮는 법이니까. 부담스럽지 않은 담백한 친절, 언제나 동일하게 훌륭한 맛을 내는 성실함, 단정하게 정돈된 카페 공간에서 보이지 않는 시간에도 곳곳을 쓸고 닦을 사장님들의 손길들이 그려진다.


편안한 시간을 보내고 나면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그래서 여유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노매드를 추천하고 싶다. 이를테면 혼자 있고 싶지만 사람의 온기가 있는 곳에 있고 싶을 때. 대화가 즐거운 사람과 몸도 마음도 편한 공간에서 이야기 나누고 싶을 때. 혼자이건 함께이건 간에 편안하게 쉬었다 갈 수 있는 카페, 노매드 커피 로스터리다.


수제시나몬 시럽이 들어간 카푸치노. 참 정성스러운 맛.





▶영업시간: 일~금 09:30 - 20:30 (매주 토요일 정기휴무)
▶특이사항: 단체석, 주차, 포장, 무선 인터넷 (태블릿 PC, 노트북 사용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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