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태어나고 제약이 많이 생겼다.
근데 이 제약, 나쁘지 않다. 오히려 좋다.
특히 ‘시간’에 있어서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하고 있다.
시간을 만들어내는 게 아주 짜릿하다.
어제는 음식물쓰레기를 버리러 갔다가 계획에 없던 러닝을 하고 돌아왔다.
원래는 쓰레기만 버리고 가볍게 걷다 올 생각이었다.
남편이 30분 정도 아기를 봐주기로 해서 바깥바람을 잠시 쐴 계획이었다.
그런데 산책한 지 5분쯤 됐을 때, 마음이 바뀌었다.
‘5분 달리고 5분 돌아올까?’
10분이라도 달리는 건 걷기와 완전히 다른 움직임이니까. 운동이 될 거고, 할 만하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달려서 후회한 적은 없으니까. 달리고 나면 늘 나아지니까. 생각을 마치자마자 바로 박차고 달려 나갔다.
예상대로 기분이 끝내줬다. 금방 몸 전체로 피가 도는 느낌! 탄천의 강바람도 더 이상 춥지 않았다. 시원하게 느껴졌다.
마음속에 반환점으로 찍어둔 다리를 찍으니 딱 5분.
돌아올 때도 5분만 뛰려고 했는데, 2분을 더 뛰었다.
시작이 어렵지. 시작하고 나면 끝날 땐 늘 아쉬워서 더 뛰게 된다.
2분을 더 달리니 목표를 초과달성해서 더 신이 났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카페에 들러 남편이 부탁한 커피를 테이크아웃했다. 아파트 현관에 도착하니 딱 28분.
커피를 기다리며 스트레칭, 엘리베이터에서도 스트레칭. 마무리까지 완벽했다.
30분 동안 쓰레기 버리기, 산책하기, 달리기, 남편의 행복커피 배달까지. 많은 걸 해낸 기분이 들었다. 어우, 짜릿해.
상기된 얼굴로 현관문을 여니 해나를 안은 남편이 눈이 땡그래져서 맞아주었다.
“나 달리기 하고 옴!”
아기를 안고 있는 남편에게 커피를 건네며 말했다.
남편에게 엄지 척을 받고, 다시금 뿌듯!
어떻게든 시간을 만들어내서 하고 싶은 일들을 해내는 것. 이 또한 우리 아기 해나가 준 선물 아닐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