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쪽쪽이 내놔요!!!"

by 정예예


이번 주는 각오가 필요하다.
단단히 각오해야겠다.


해나의 중이염이 1단계에서 2–3단계로 진입했다.
오늘 의사는 “4단계부터는 항생제를 써야겠지만, 일단은 먹던 약을 먹여보자”라고 했다.

그리고 해나의 쪽쪽이를 보더니 물었다.
“해나가 쪽쪽이를 하나요? 지난번에는 안 해서 말씀을 안 드렸는데… 쪽쪽이를 쓴다면 쓰지 않는 게 좋아요. 쪽쪽이를 빨면 귀에 압이 차서 원래도 좋지 않지만, 중이염일 땐 정말 피해야 해요.”


…어우, 이런.
쪽쪽이는 해나의 위안이었고, 우리의 육아필수템이었다.
졸려할 때도, 울고 짜증 낼 때도 쪽쪽이는 해나를 진정시켰다.
‘때 되면 졸업시키지 뭐’ 정도로만 생각해 둔 차였다.


근데 선생님. 갑자기 쪽쪽이 졸업이라니요.


하지만 타협할 구석이 없었다.
쪽쪽이를 물면 귀에 압이 더 차고 중이염이 심해진다는데, 어떻게 더 물리겠나.
병원을 나와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내 해나는 울었다.
해나가 말을 못 해서 그렇지, 난 들은 것 같다.
“내 쪽쪽이 내놔요!!!”


주머니 속에 쪽쪽이를 만지작거렸지만 결국 주지 않았다.

하지만 진짜 난관은 집이었다.
졸리다고 잠투정하며 엉엉 우는데 도저히 재울 수가 없었다.

품에서 안고 겨우 재워서 눕히면 깨고, 다시 안고, 다시 눕히면 또 깨고.
수면훈련을 소홀히 하고 쪽쪽이에 의지한 지난날이 이렇게 돌아올 줄이야.

결국 방법은 찾았다.
쪽쪽이를 살짝 물렸다가, 눈 감자마자 빼서 재우는 데 성공했다.
이게 맞나 싶지만… 지금은 일단 재워야 하니까.


유튜브에서 쪽쪽이 졸업 후기들을 보면 일주일 정도만 인내하면 된다던데,
해나도 거기에 해당되는 아기였으면 좋겠다. 제발.


그리고 오늘의 육아 결심.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자. 걱정되면 병원 가서 확인하자.
병원에서 하란대로 하는데 집중하자. 괜히 걱정 키우지 말고.

각오는 결국 이거다. 이번 주는 쪽쪽이 졸업에 전념하자.

병원에는 경과를 보다가 수요일쯤 다시 가기로 했다.
제발 중이염 4단계까진 가지 말자, 해나야.
그리고 쪽쪽이 졸업은… 힘내보자. 너도, 우리도.

수요일까지, 오늘 하루씩.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