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탕웨이 호흡법

후우우우우우

by 정예예


탕웨이는 알까? 경기도에 밤마다 탕웨이가 되어 0세 아기를 재우는 엄마가 있다는 걸.
모르겠지. 알면 이상하다.


아무튼 난 밤마다 탕웨이, 정확히는 영화 <헤어질 결심>의 서래가 된다.
극 중 서래(탕웨이)는 불면에 시달리는 해준(박해일)에게 자신의 호흡에 맞춰 숨을 쉬게 하며 잠들게 한다.

똑같은 방법으로, 나는 아기를 재운다.


아이 곁에 누워 숨을 맞추고, 볼을 맞대고 천천히 호흡한다. 내 숨을 아이가 느낄 수 있게, 숨으로 아이를 잠으로 인도한다.

잘될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하지만 아기가 안정을 찾는 데는 대체로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볼을 맞대고 함께 호흡하는 게 참 포근하다.
아이가 내 뱃속에 있던 시절, 내 몸의 일부였던 때로 돌아가는 기분이다.

아이도 같은 마음일까.


그리고 이때 아이와 보낸 하루를 머릿속으로 정리한다.
눈을 감고 천천히 숨을 들이쉬고 내쉬며, 명상하듯 하루를 돌아보는 것이다.


한 장면 한 장면 모두 다 사랑스럽다.
까르르까르르 웃던 소리, 정신없이 젖 빠느라 헥헥거리던 숨소리, 뚫어지게 나를 보던 총총한 눈망울, 보드랍고 통통한 볼…
떠오르는 순간들을 소중하게 마음속에 담아본다.


언제 크나 싶으면서도 어느 날 보면

아기는 훌쩍 자라 있다.
우리가 같이 <헤어질 결심>을 보며 지금을 얘기할 수 있는 날도 오겠지, 언젠가?


흠. 관람가를 생각하면 20년은 지나야겠네.
멀다, 멀어.


일단 오늘 잘 자자꾸나 아가야.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