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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빌리브 Jul 16. 2024

부모님과 뉴욕여행 - 3)뉴욕상륙작전



뉴욕 국제공항에 도착하는 시간은 오전 9시였는데 너무 늦게 도착하면 하루를 날리게 되어 아깝지만 호텔 체크인 시간이 되기 전 너무 일찍 도착하는 것도 민거리였다.


일반적으로는 호텔에 짐을 맡기고 여행을 시작하면 되겠지만 장거리 비행 후의 부모님이 피곤하실 것 같아서 걱정이 되었다. 부모님 핑계를 지만 솔직히 장거리 비행에 약한 나도 도착하자마자 돌아다닐 자신없었다.


이럴 때 ChatGPT 같은 녀석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구글님 멱살을 잡고 폭풍 검색해 보니 어느 고마우신 분이 로그에 얼리 체크인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써주신 걸 발견했다.


추가요금이 나올 수 있겠지만 그냥 조금 일찍 체크인하고 쉴 수 있다면 정말 다행이고 그게 안되면 사실 눈앞이 깜해지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호텔에 심히 애절하게 이메일을 보내봤지만 답이 없었다. 예약한 플랫폼 웹사이트를 통해서 연락을 취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믿었던 부킹닷컴마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 상당히 당황스러웠다.


인기 많관광객들 너무 많고 올 사람들이 줄 서있는 뉴욕은 그렇게 친절하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것이 맛집에 들어가려면 땡볕에 몇 시간씩 줄 서야 하는 것과 비슷  같다.





 수 없이 울렁거리는 두려움 속에 국제전화를 걸어볼 수밖에 없었다. 카테고리에 맞는 번호를 누르라는 자동안내 음성마저도 불친절했다. 너무 빨라서 알아듣기가 어려워서 몇 번이고 다시 들어야 했다.


어뭬리카 본토가 아닌 유럽에서 인터내셔널 잉글리시만 간신히 익힌 나에게 연결된 네이티브 상담원과의 통화는 공포 그 자체였다.


손님 많고 전 세계 각종 관광객들의 문의전화 너어무 많고 미칠 듯이 바쁜 업무에 찌든 것이 분명한 상담원 그녀는 영혼이 없는 목소리로 나에게 속사포 랩을 날렸고 나는 속수무책으로 쏘리 플리즈 세이 슬로울리 어게인으로 받으며 연신 굽신거려야 했다.


결국 얼리체크인이 가능하도록 해주겠다는 대답을 듣긴 했지만 진짠지 아닌지 명확하게 알 수 없었다. 그 내용을 메일로 좀 보내달라고 해봤지만 그렇게까지 친절한 서비스를 기대하는 건 무리였던 것 같다.


결국 당일에 호텔에 도착해서야 데스크에 있는 직원이 웃으며 얼리체크인을 준비해 놨다고 알려주기 전까진 가슴을 졸여야 했다.





아무튼 하와이까지 들렸다가 2번의 비행에 거쳐 맨해튼에 도착하여 피로와 사투를 벌여야 했던 우리 가족은 본격적인 여행 시작전 몇 시간의 꿀잠 타임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대망의 첫 관광지는 호텔에서 5분 거리에 있는 타임스퀘어로 고 설레는 마음으로 힘차게 호텔문을 나섰다.



타임스퀘어를 서울에 비교하자면 명동이나 강남쯤일 것 같은데 사람 많고 시끄러운 군중 속에서 아이러니하게 외로움을 느끼게 되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화려한 간판들과 휘황찬란한 네온사인은 로움을 증폭시킨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아무도 나를 의식하지 않고 나도 그래도 는 자유로을 느낄 수 있다.


안타깝게도 부모님은 너무 불편해하셨다. 아무리 호텔과 가깝다고 해도 첫 관광지로는 너무 정신없고 요란했던 것 같다.


역시 첫 관광지로는 센트럴파크가 딱인가 싶다. 바로 센트럴파크로 이동했는데 다행히 센트럴파크는 만족해하셨다.



거대한 규모의 센트럴파크를 한 번에 돌아보기는 무리가 있기 때문에 하단 30퍼센트 정도만 돌아보려 했는데 열심히 돌고 보니 겨우 10퍼센트 남짓에 불과했다. 아쉽지만 다음번에 다시 오기로 하고 발길을 돌렸다.


부모님과 함께한 뉴욕여행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지하철에 에스컬레이터가 없다는 것이었다. 무릎이 불편하신 어머니가 많이 힘들어하셨다. 그래서 우버를 꽤 많이 타긴 했는데 아무래도 한계가 있었다. 버스도 있긴 한 것 같은데 서울만큼 잘되어있지는 않았다. 서울을 찾은 외국인들이 대중교통에 반하는 이유가 있었다.



호텔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가톨릭 교회인 트리니티 성당 아주 마음에 들어 하셨다. 두 분 다 오래된 신자이기도 하셨고 건물외부와 내부가 굉장히 아름다운 성당이긴 했다. 미사시간을 검색해 보고 다음에 시간 맞춰서 다시 오기로 했다.


부모님은 여행책들예습해 오신 주요 관광지들을 섭렵하시느냐 바쁘셨다면 나는 그냥 파리에서처럼 맨해튼의 크고 작은 거리와 관광객들 그리고 뉴요커들을 구경하는 것이 좋았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프랑스어를 따라 고개를 돌려오면 영락없이 친숙한 모습의 프랑스인들이 우리와 같은 관광객의 모습으로 사방을 둘러보며 구경하고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말을 걸어보고 싶었지만 그들도 반가울지가 고민되어 말을 걸어보진 못했다.


서울에도 크고 작은 길 많 마음에 드는 곳은 많지 않았다.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강남에서는 신사역 근처의 가로수길과 가로수길 끝에서 한강잠원지구까지 가는 길 괜찮은 편인 것 같고 시내로 가면 을지로입구역에서 청계천을 지나 종각역까지 가는 길이 한동안 출퇴근 했던 길인데 좋았던 것 같다.


맨해튼에서는 백화점 근처의 몇몇 구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크고 작은 길이 각양각색의 건물들과 어우러져서 특유의 분위기를 발산했다. 공사 중인 구간도 많았지만 신기하게도 주변과 잘 맞아서 이질감이 크지 않았다. 이건 파리도 비슷했던 것 같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부러운 것은 분위기 넘치는 공원들일 것 같다. 물론 서울에도 올림픽공원이나 어린이대공원등 나름 크고 작은 공원들이 있긴 하지만 센트럴파크나 워싱턴스퀘어파크 느낌과는 아무래도 많이 차이가 있다.



뉴욕대 NYU 캠퍼스 건물로 둘러싸인 워싱턴 스퀘어 파크에서는 아마도 거의 매일 재즈밴드의 연주를 감상할 수 있는 것 같았다. 총기사고마저 자주 일어나는 도시에서 어떻게 저렇게 여유 있고 분위기 있게 생활할 수 있는지가 궁금하긴 하다.



첫날은 적당히 일찍 호텔로 돌아와서 쉬기로 하고 둘째 날부터 MOMA 현대미술관을 시작으로 제대로 뉴욕뽀개기를 시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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