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다양한 맥주에 대한 유익한 소개와 정보
문학동네의 테이스트 북스라는 출판사에서 크래프트 맥주(Craft Beer)라는 책이 나왔다. 좋은 기회로 책을 선물 받아 읽어보게 되었다.
먼저 책 표지가 근사하다. 맥주병, 캔, 잔이 있고 따뜻한 톤의 기하학적인 배경이 예쁘다. 반짝이는 무늬도 있어서 햇빛에 비치면 더욱 예쁘다. 카페나 맥주 펍에 전시만 되어 있어도 가게 분위기가 살 것 같다.
책의 지은이는 멜리사 콜이라는 사람인데 맥주에 대한 내공이 상당하시다. 책에서 맥주를 소개하는 글에서도 해당 맥주의 양조장에 방문했던 경험이 적혀있기도 했다.
책은 맥주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들이 처음에 나오고, 이후에는 맥주 스타일 별로 분류하여 시중에 파는 맥주들을 소개한다. 하나의 스타일이 끝날 때 맥주와 함께 먹기 좋은 음식에 대한 레시피와 더 자세한 맥주의 정보도 있다.
음식은 맥주 반죽 튀김, 사워 맥주 수박 피클, 오렌지 맥주 아이스크림처럼 호기심을 일으키는 것들도 있다.
아름다운 표지에 이어서 책의 내부 디자인도 근사하다. 맥아, 홉, 효모부터 맥주 소개에 있는 맥주까지 깔끔한 일러스트로 표현되어 있다. 특히 맥주는 맥주 라벨 전체를 표시하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부분만 간단하게 표현했는데 이렇게 맥주를 그릴 수도 있구나 알게 되었다.
맥주 소개에는 맥주의 이름, 도수, 원산지, 이런 술을 좋아한다면 마셔보자, 잘 어울리는 음식, 비슷한 추천 맥주가 있다. 이 술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다른 술을 추천하는 것이 특이했다. 예를 들어 크라우처 설퍼 시티 필스너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열대 과일 향을 품은 가벼운 화이트 와인을 추천하고 있다. 맥주뿐만 아니라 다른 술도 추천해주는 것이 흥미로웠다.
내가 본 맥주 책 중에 무알콜, 무글루텐 맥주들을 소개하는 책은 이 책이 처음이었다. 다양한 무알콜, 무글루텐 맥주들이 소개되어 있었다. 특히 글루텐프리 맥주라는건 처음 들어봤다. 한국에 수입된 글루텐프리 맥주가 있나? 있다면 한번 먹어보고 싶다.
또한 요즘 무알콜 맥주들이 맛있어진 이유에 대해서도 소개 되어 있었다. 무알콜 맥주는 지금까지는 맛이 없었지만 초저온 알코올 추출, 알코올 발효를 거의 하지 않는 게으른 효모를 이용하는 방법을 이용하면 무알콜 맥주도 맛있다고 한다. 다이어트나 술을 마시지 못하는 사람도 술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무알콜 맥주는 의미가 크다.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와인 종류별로 이런 스타일의 와인을 좋아한다면 이런 맥주를 추천한다 라는 정보도 있었는데 이것도 재밌었다. 어떤 한 종류의 술을 좋아한다면 다른 술을 좋아하게 되기가 쉽다고 생각한다. 종류는 달라도 모두 알코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공통점이기 때문에 취향이 넓어지는 데에 대한 장벽이 낮다. 나도 처음에는 크래프트 맥주로 술을 좋아하게 되었지만 지금은 와인, 위스키, 전통주 등 모든 술들을 좋아한다.
이 책의 한 가지 단점이라면 책에서 소개하는 맥주를 찾아 마시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한국에 수입되지 않는 맥주들이 있었다. 수입되는 맥주의 경우에는 라벨이 단순하게 그려져 있어서 실제 맥주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기가 힘들다.
개인적으로는 맥주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이 책을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세계 각국의 다양한 맥주들에 대해 깊은 이야기를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예를 들어 리터구츠 고제를 설명하면서 일반적인 고제는 과일을 더하지만 리터구츠 고제는 고수 씨와 바닷소금만 더해 자연 유산균을 통해 신맛을 내게 한다고 되어 있는데 맥주 덕후인 나에게 맥주를 더 좋아하게 할 재밌는 정보였다.
자신이 좋아하는 술 스타일이 있다면 그와 비슷한 풍미의 다른 술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이 책에 나와있듯이 레드 와인을 좋아한다면 스타우트 맥주를 시도해보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게 새로운 내 취향의 술을 발견한다면 우리의 삶에서 느낄 수 있는 맛의 행복이 더 늘어나고, 인생은 더 풍요로워진다.
그리구 올해도 서울 국제 도서전을 갔는데 문학동네에 이 책 크래프트 비어가 보여서 반가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