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로 떠나는 오사카 여행 -5-

도게츠교, 텐류지와 우나기 히로카와

by 박천희

일본 여행의 두번째 날이 밝았다. 씻기 전에 먼저 아침을 먹으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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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 위주라서 어머니는 조식도 마음에 들어하셨다. (전날 밤의 가이세키가 채식 위주였다. 궁금한 분들은 4편으로 고고!) 그러나 어린 아이들이 먹기에는 좀 심심한 반찬이 아닐까 싶기도하다. 하지만 일본 음식 특유의 간이 되있어서 나는 밥만 먹어도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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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의 일정은 교토의 서쪽에 있는 아라시야마 부근을 관광하는 것이었다. 이곳에서 텐류지를 구경하고 우나기 히로카와에서 점심을 먹고 대나무 숲 치쿠린을 구경한 뒤 오사카로 이동하는 계획이었다. 교토에는 여기 말고도 금각사, 은각사, 후시미 이나리 신사 등 구경할 거리가 많았는데 아라시야마로 정한 이유는 금각사와 은각사는 내가 가봤고, 아라시야마 부근엔 구경 거리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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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에 보았던 기온시조를 지나서 가와라마치 역으로 향했다. 개인적으로는 기온시조는 밤이 더 예쁜 것 같다. 캐리어를 들고 지하철을 30분 정도 타고 가는 거리라 나는 지하철을 탈 때마다 부모님이 앉을 자리가 있는지 열심히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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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시야마라는 역이 두개가 있는데 하나는 아래에 있는 한큐 아라시야마 역과 도게츠교를 건너면 트램이 정차하는 란덴 아라시야마 역이 있다. 도게츠교를 보고 올라가는 루트로 움직이기 위해 아래의 한큐 아라시야마 역에 도착했다. 나는 기차역에 도착하자마자 코인락커를 향해 달렸다. 골든 위크라 혹시 코인락커의 자리가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걱정은 현실이 되었다. 캐리어 3개 중에 2개만 넣을 수 있었다. 조금만 더 일찍 올걸 하는 아쉬움이 밀려왔다. 그래도 나름 코인 락커가 부족할 걸 예상하고 일찍 온건데. 란덴 아라시야마역에 코인 락커에 자리가 있기를 기도하는 수 밖에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캐리어를 끌고 도게츠교로 향했다.

IMG_4308.JPG 코인 락커에 넣지 못한 캐리어. 사람도 많고 끌고 다니는 것 자체도 성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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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게츠교(도월교)는 밤에 달이 떴을 때 달이 다리를 건너는 모습 같다고 하여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도게츠교로 가는 길에는 벚꽃이 많아서 봄에 사람이 많고, 다리 뒤편에는 아라시야마 산이 보이는데 단풍이 지면 매우 예쁘다고 한다. 다리 위쪽에서 배를 타면서 풍류를 즐기는 사람들이 보였는데 경치도 좋고 여유도 있어보여서 부러웠다. 그리고 토롯코 열차를 타면 산 속 풍경을 더 잘 볼 수 있다고 한다. 다음에 다시와서 배도 타고 토롯코 열차도 타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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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골든위크라 사람이 엄청 많았다. 많은 인파때문에 다리를 건너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도게츠교를 지나갈때 왼편으로 %마크로 유명한 아라비카 % 카페가 보였지만 줄이 매우 길어서 보자마자 가는걸 포기했다.

IMG_4324.JPG 사람 바글바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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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덴 아라시야마 역에 도착했다. 골든 위크이다보니 서커스 공연같은게 열리고 있었다. (다시봐도 저거 균형 잡는거 되게 어려울텐데 쩐당) 우리 가족은 처치하지 못한 하나의 캐리어를 보관하기 위해 코인 락커를 찾는게 급선무이니 사진만 찍고 휙 지나갔다. 다행히도 란덴 아라시야마 역에는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짐을 보관해주고 있었다. 관광객이 많다보니 코인 락커에 짐을 못 맡기는 사람이 많아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짐들을 보관해주는 것 같았다.

20190715_225046.jpg 아이스크림 먹으며 기력 보충!

마지막 캐리어를 맡기면서 텐류지로 향했다. 텐류지는 1339년에 지어지고 여러번 불에타 메이지 시대(1868년~1912년)에 재건되었다. 무로마치 막부를 세운 장군 아시카가 타가우지가, 고다이고 천황을 애도하기 위해 지어졌다고 한다. 일본 사찰에서 함부로 참배하지는 않도록 하자. 잘못하면 전쟁을 일으킨 사람에게 참배를 하게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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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류지에는 소겐치 못 이라는 정원이 있는데 마치 한 폭의 그림을 보는 것 처럼 아름다웠다. 가을 단풍이 들면 더 예쁘다고 한다. 연못을 바라보는 쪽으로 앉을 수 있는 의자가 매우 길게 있었다. 하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서 자리는 없었다. 그리고 절 안에 정원이 있었는데 숲처럼 수많은 나무와 바위, 풀, 꽃들로 우거져 있어서 걸어다니기에 너무 좋았다. 꽃이나 나무의 이름이 적힌 팻말에 한글이 적혀있었다. 한국 관광객이 많이 오는 것 같았다. 다보는데는 40분 정도 걸릴 정도로 크기가 꽤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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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여기 연못에다 500엔 짜리 동전을 던지려고 하길래 말리고 싶었지만 잔소리 같아서 참았다. 연못의 두꺼비 앞에 원형의 그릇 같은게 수중에 있는데 동전을 던지라고 만든 연못 같았다. 동전이 꽤 많던데 저것만 모아도 수입이 짭짤하겠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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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의 끝에는 치쿠린이라는 대나무 숲이 보였다. 대나무 숲 반대편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대나무들이 빽빽하게 우거져있었다. 울창한 초록빛 대나무 숲은 보기만 해도 마음이 시원해졌다. 대나무 숲이 나있는 곳으로 나가면 치쿠린이라는 대나무 숲으로 갈 수 있었는데 우리 가족은 점심을 먹고 보러갈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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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가 작은 갈색의 대나무를 가까이서 관찰했는데 신기하게도 동물의 털 같은게 있었다. 만지니 정말 털처럼 보드러웠다. 식물에도 털이 난다니! 털은 피부를 보호하거나 따뜻하게 하기 위해 생기는 것인데 대나무가 처음에 자라기 시작할 때는 자기의 몸을 보호해야해서 털이 생기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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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류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점심으로 예약한 우나기 히로카와로 찾아갔다. 우나기 히로카와는 50년 전통을 자랑하는 오래된 식당으로 미슐랭 원스타를 받았다고 한다. 사실 미슐랭에서 스타를 받은 식당은 처음 가봤다. 그래서 먹기 전부터 너무 기대되었던 곳이었다.


여기는 최근에 예약제로 시스템이 변경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전화가 아닌 인터넷으로 예약할 수 있다. 전화 예약은 일본어로 해야하는 경우가 많은데 홈페이지에 한국어도 잘 되어있어서 예약하기가 편했다. 우나기 히로카와에 가고싶다면 꼭 인터넷으로 예약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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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제이다 보니 미슐랭 원스타 맛집임에도 불구하고 줄을 설 필요가 없었다. 부모님 두 분은 식당을 기다리는걸 싫어하셔서 부모님에게 제격인 곳이었다. 식당 내부에 들어가니 굉장히 조용했다. 테이블 간의 간격이 넓어서 그런지 사람 숫자 자체가 적은 것 같았다. 골든 위크라 인파가 많아서 정신없고 힘들었는데 식당에 들어오자마자 힐링이 되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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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시원한 맥주 한잔 최고!!! 맥주는 아사히 드래프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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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술을 드시면 속이 쓰리셔서 무알콜 맥주를 시켰다. 아사히 무알콜 맥주는 처음 보았다. 참고로 무알콜 맥주에 알코올 0%라고 적혀있어도 실제로 알코올이 0%인 경우는 별로 없다. 국제 주류법상 알코올 함량이 1% 미만이면 0%라고 표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산부들은 0% 라고 적혀있는 무알콜 맥주를 마시면 큰일난다! 임산부가 모르고 마실 수 있는데 국제 주류법은 왜 저런 식일까? 아사히 무알콜 맥주를 마셔봤는데 보리차 같았다. 일반 맥주가 훨씬 좋지만 맥주를 잘 못마시는 사람이 술자리에서 같이 마시는 분위기를 낼 때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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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인터넷 블로그에서 계란말이가 맛있다고 해서 주문해봤다. 1600엔이었는데 계란말이가 에게! 되게 적었다. 하지만 맛은 있었다. (사실 맛이 잘 기억이 안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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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장어 덮밥이 나왔다. 가격은 3800엔으로 꽤 비싸긴 했다. 다음번 여행 때는 음식 먹었을 때 바로 메모를 해야할 것 같다. 오사카, 교토에 다녀온지 이제 2달이 다되어서 기억이 잘 안난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장어의 식감은 한국에서 먹었던 장어와는 완전 달랐다. 한국의 장어는 쫄깃쫄깃한데 우나기 히로카와의 장어는 굉장히 부드러웠다. 사실 호불호가 갈릴 것 같았다. 좋게 말하면 입에서 살살 녹는 식감이었고, 나쁘게 말하면 살이 너무 흐물흐물해서 부서지는 느낌이었다. 양념은 굉장히 맛있었다. 한국 마트에서 먹었던 장어 덮밥의 소스와 달리 달달하기만 한 게 아니라 깊고 풍부한 달달한 맛이었다. 정말 꿀맛이어서 밥까지 싹싹 다 긁어먹었다. 우나기 히로카와는 가격대가 있었지만 한국의 장어 덮밥과는 다른 맛을 느낄 수 있고, 특히 인터넷으로 예약을 할 수 있어서 웨이팅이 없기 때문에 부모님과 함께하는 여행이라면 추천드린다.


※ 일본 여행은 5월에 다녀왔습니다. 한일 양국의 정세가 호전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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