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주식 투자 썰

주식 초보가 처음 겪은 75%의 수익률

by 박천희

직장인이 되자 어머니께서는 재테크 관련 책을 한 권 사주셨다. (“월급쟁이 재테크 상식 사전”이라는 책이었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93645188) 그 책을 읽으며 재테크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어머니에겐 죄송한 일이지만 책에 별로 흥미가 가지 않아서 반 정도 읽다가 말았다. 그러다가 유튜브의 "돈워리스쿨" 이라는 재테크 관련 영상을 보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되어 처음으로 예금, 적금 상품에 가입도 하게 되었고, ETF라는 것을 알게 되며 주식 세계를 접하게 되었다.


나의 첫 번째 주식 계좌는 NH증권에서 만들었다. NH증권에서 주식 계좌를 만든 이유가 있었다. 어머니가 사주신 재테크 책에서 ISA라는 비과세가 되는 상품을 추천해줬는데, ISA 상품들 중 가장 수익률이 높은 증권사가 NH증권이었기 때문에 NH 증권 계좌를 개설하게 되었다. 하지만 ISA 상품이 수수료가 꽤 있어서 수익률이 좋지 않으면 손해가 날 수도 있기 때문에 가입은 하지 않았다.


가장 먼저 직접 투자를 해본 곳은 "텐센트"(홍콩 주식)라는 중국 게임 회사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첫 투자부터 해외 투자를 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것이었다. 해외 주식 시장의 정보를 국내 주식에 비해 발 빠르게 접할 수 없고, 환율의 변동이 수익률에 영향을 주며, 홍콩 주식은 최소 100주 이상만(약 500만 원) 구입 가능했기 때문에 투자 금액이 커서 위험성도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런 제약 조건이 있을수록 더 투자해보고 싶은 이상한 오기가 생겼다.


무엇보다 텐센트를 투자하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텐센트가 "슈퍼셀"이라는 핀란드 게임 회사의 최대주주였기 때문이다. 슈퍼셀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게임인 "클래시로얄"을 개발하였다. 나는 이 회사가 항상 새로우면서도 재밌는 게임을 개발하여 모바일 게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고 생각한다. 슈퍼셀에서는 "브롤스타즈"라는 다음 작품이 출시될 예정이었는데, 최근 E-sports 게임 대회까지 주최했던 클래시로얄의 개발,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브롤스타즈는 단기간에 E-sports 대회를 열어 롤(LOL)과 비슷한 급의 인기를 끌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브롤스타즈의 한국 출시 이전에 최대한 빨리 텐센트에 투자하고 싶었다.


nh투자 앱에서 해외 투자를 위해선 환전을 해야 했다. 100주를 사기 위해 환전을 했는데 주식 가격이 바뀌어서 매수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환전을 몇 번 더해서 힘들게 살 수 있었다. 주식 가격이 변동되기 때문에 여러 번 환전해야 하는 것이 굉장히 불편했다. 또 다른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주식 가격이 계속 바뀌다 보니 환전한 돈을 100% 다 쓸 수 없다 보니 남아있는 소량의 환전한 돈이 아깝다는 것이다. 요즘은 환전 안 하고 바로 살 수 있는 증권 계좌도 있다고 하더라.


처음 주식 투자에 500만 원을 덜컥 넣었는데도 별로 겁나지 않았다. 돈을 잃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주식 그래프를 자주 확인하지도 않았다. 지금은 그래프도 자주 확인하고 2% 손실이 나도 기분이 좋지 않은데 그때는 처음이라 잃는 돈에 대한 두려움이 크지 않았다. 그리고 브롤스타즈가 대박 흥할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결론적으로 텐센트 주식으로 20만 원 정도, 약 4%의 수익을 벌었다. 하지만 이 수익은 운이 정말 좋아서 벌은 것이었다. 텐센트의 주가는 매수했을 때보다 매도했을 때의 가격이 더 낮았다. 어떻게 산 가격보다 더 싸게 팔았는데도 나는 4%의 수익을 벌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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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어플에 보면 수익률을 표시하는 곳이 두 군데가 있었다. 하나는 외화, 다른 하나는 원화 기준이었는데 그 값이 달랐다. 나는 주식 초짜라 이게 무슨 차이인지 알 수 없었다. 내가 주식을 팔려고 하던 때에 원화는 플러스인데 외화는 마이너스였다. 이게 이익이란 말인가 손해란 말인가? 궁금해서 증권사 고객센터에 전화를 해봤는데 원화는 외화를 현재 환율로 계산하여 원화로 바꾸었을 때의 금액이었다. 즉 텐센트 주식은 매수했을 때보다 가격이 떨어졌는데 홍콩 달러 환율이 올라서, 결국 주식으로 돈을 번 것이 아니라 환율로 돈을 벌었던 것이다. 종목의 가치와 가격뿐만 아니라 환율까지 고려를 해야 하는구나, 해외 주식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님을 알게 되었다.




그다음으로 투자한 곳은 미세먼지 관련 테마주였다. 우리나라의 미세먼지는 해마다 심해져서 미세먼지 알림 어플이 나오고, 미세먼지 전용 마스크가 나오며, 미세먼지 때문에 한국을 떠나고 싶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게다가 봄에만 오던 미세먼지와 황사가 늦겨울부터 오기 시작했다.


나는 봄이 오기 전에 미세먼지 관련 주식을 사두면 오르지 않을까 싶었다. 미세먼지 관련 주식을 검색해서 다섯 종목의 그래프를 살펴보았다. 작년 주식 그래프를 보니 2월에 오르기 시작하여 4월부터 꾸준히 감소하고 있었다. 올해도 마찬가지로 봄에 주식이 올라서 늦봄에 빠질 것 같았다. 국내 주식은 처음이니까 총합 100만 원만 투자해보기로 하고 다섯 종목에 20만 원씩 분산 투자를 했다.


결과는 어땠는가? 공기청정기를 만드는 회사인 위닉스의 주식 그래프는 아래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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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수직 상승이었다. 위닉스로는 75%를 벌었고(16650 매수, 29350 매도), 크린앤사이언스는 50%를 벌었다. 하지만 역시 주식 초짜였기 때문에 추가로 매수할 생각은 하지도 않았다. 원래의 계획대로 봄이 끝나가는 시점에 하락 추세가 될 때 팔았다.


흔히들 얘기하는 초심자의 행운이었다. 회사에서 주식으로 75%를 벌었다는 얘기를 하니 워렌 버핏으로 불렸다. 기분은 좋았지만 추가 매수를 하지 않은 것은 아쉬웠다. 75% 벌은 주식에 넣은 돈이 꼴랑 20만 원 이라니.

그 이후 계속해서 주식 투자를 했지만 위닉스만큼의 수익률이 나지는 않고 있다. 아니 75%도 아니고 본전이라도 벌면 좋겠다. 마이너스가 야금야금 나서 현재 총합 –70만 원 정도 손해를 보고 있다 크흑.


그 이후로 주식으로 손해 봤던 일들은 굉장히 많았다. 손해를 볼 때마다 항상 다른 유형으로 손해를 봤다. 어떤 주식은 다시 반등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다가 –20%에서 손절매를 했고, 급등주를 덜컥 샀다가 손해를 본 적도 있었다.


돈을 잃는 만큼 주식과 경제, 세계정세에 관해 많이 배웠다(라고 합리화를 해본다). 매매일지도 쓰기 시작했고, 안 보던 경제, 세계 뉴스를 보게 되었고, 주식 관련 책도 사서 읽었다. 주식은 나름 재미있는 취미라고 생각한다. 기업이나 경제에 대해서는 정말 하나도 관심이 없었는데 인생을 잘 살아가기 위해선 경제에도 관심을 갖는 게 좋을 것 같다. 경제에 관심이 생겼으니 이제 주식으로 돈만 벌면 된다! (과연 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