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은 특별히 일회용 필름 카메라를 가족들에게 하나씩 줘서 사진을 찍게 했다. 과연 가족들은 사진을 얼마나 찍었을까?
가족들 각자의 카메라에 각자의 시선을 담아서, 앨범에 사람별로 사진을 모아서 자기만의 사진을 찍는 관점을 보여주려고 했던 나의 의도대로 되진 않았다. 일회용 카메라의 최대 사진 수인 27장이 모자라지 않을까 했던 나의 걱정은 기우였다. 동생은 7장 찍었고, 어머니는 3장 찍었다. 그나마 아버지는 많이 찍으셔서 20장 정도 찍으셨던 것 같다. 여행 다니면서 사진 많이 찍으라고 여러번 얘기했는데 다들 나의 기대만큼 많이 찍으시진 않으셨다. 공항에 가는 길에 필름을 다 써버려야지 하면서 몇 장을 찍었는데 어렸을 때 필름 카메라를 썼을 때도 애매하게 몇 장 남았을 때 다 쓰려고 아무데나 찍었던 기억이 났다.
면세점을 구경하다보니 과자를 좋아하는 여자친구가 생각났다. 한국에서 일본 과자 사려면 훨씬 비싼데, 나도 모르게 장바구니 이것 저것 담고 있었다. 결국엔 너무 많이 사서 꽤 무거워졌다. 나중에 맛있게 먹는 여자친구를 보며 흐뭇해 했다.
한국에 오기전 마지막 일본 음식을 먹었다. 마지막이라서 그럴까, 공항에서 파는 스시 도시락 중 가장 비싼걸 사먹었다. 맛은 나쁘진 않았는데 회가 살짝 비렸다. 언젠간 또 오겠지 일본에. 공항 의자에 앉아서 우걱우걱 초밥을 먹었다.
오사카 여러번 왔지만 공항의 셔틀 트레인을 타고 이동하면서 보이는 이 곳이 너무 낯설었다. 오사카를 네번이나 와도 모든 장면을 기억할 순 없겠지.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 시간이 지나면 기억의 대부분을 잊는다고 한다. 여행을 했던 기억도 대부분은 사라지고 인상만이 남겠지. 그리고 사진으로 남은 장면 위주로 기억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