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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천희 Aug 08. 2020

30대는 시간이 30km/h로 흘러간대

시간아 멈춰라

여자 친구 아버지께서 10대의 시간은 10km/h, 20대의 시간은 20km/h,... 이런 식으로 나이가 들 수록 시간이 빨리 간다고 얘기하셨다고 한다. 나의 지금 나이는 30대이니 30km/h로 흘러가는 셈이다. 지금도 빨리 가는 것 같은데 나이가 들면 더 빨리 가는 건가.


시간이 유독 빨리 간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지금이 여름휴가 기간이기 때문이다. 내가 다니는 회사는 매년 8월 첫째 주를 여름휴가 기간으로 정하고 다 같이 쉰다. 문제는 평일 5일은 개인의 동의도 없이 연차로 소모한다는 것이다.


옛날에는 여름휴가를 연차로 소모하는 것이 아닌 유급 휴가였다고 한다. 그러다 주 5일제가 시행되면서 야금야금 며칠씩 연차에서 까도록 하고, 회사의 사정이 안 좋아지면서 전체 여름휴가를 연차로 쓰도록 했다고 한다. 그 당시에 우리 회사는 노조도 없어서 아무런 반항도 없이 넘어갔다고 한다. 좆같은 놈들이다.


8월 최고 성수기 때 연차를 쓰도록 하는 것에 불만인 사원들이 꽤 많다. 생긴 지 2년 차인 노조에서는 회사에 강제 연차로 소송을 걸었다고 하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내가 걱정인 건 소송에서 지면 어떻게 하나 싶다. 그렇게 되면 이 끔찍한 여름 강제 연차를 이 회사를 다니는 한 계속 써야겠지.


여름휴가가 시작되면서 고향인 부산에 다녀왔다. 금요일 퇴근하자마자 내려가서 화요일에 올라왔다. 부모님과 맛있는 것들을 많이 먹었다. 그런데 회를 먹은 다음날 온 가족이 설사를 하고 나는 열까지 났다. 여름엔 역시 날 음식은 조심해야 한다.

문제의 날 음식


그렇게 화요일 오후 차를 타고 서울에 올라왔고, 어느새 토요일이 되었다. 평소 같으면 짧지만 꿀 같은 주말 토요일인데 여름휴가의 막바지이다 보니 '주말 이틀 쉬는 건 너무 짧은 거 아냐? 이게 쉬는 거야?' 하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 우리나라가 주 4일제가 되면 좋겠다. 아니면 내가 주 4일제를 시행하는 회사로 이직하고 싶다. (그런 회사는 별로 없겠지. 내가 그냥 하나 만들까?)


어제 먹고 남았던 파채로 백종원 선생님이 알려준 파채 대삼겹살을 하려고 한다. 지금은 외대 근처의 "미바 드래프트"라는 곳에서 맛있는 맥주를 마시고 있다. 슬슬 배가 고파진다. 집으로 가서 밥을 해 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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