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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희씨 Aug 04. 2016

오늘은 피면접자를 만나는 날.

오늘 우리가 생각하는 '그 사람'을 만나길.

 가열차게 울어대는 매미 소리를 듣는다. 아, 그래 사람 정신없을 정도로 푹푹 찌는 계절이라 에어컨 바람 아래에서 매미 소리를 제대로 못 들어본 여름이구나. 매미 안녕?

 

 최근에 승진을 했고, 오늘은 면접이 있다. 승진자 명단에 포함되어있었던 딱 하루가 기분이 좋았다. 큰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기분이 좋았던 것이 아이러니하고 그 아무것도 아니라 생각한 호칭으로 불리기 시작하면서 내 마인드가 바뀐다는 게 더 아이러니하다 ㅋㅋ  호칭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 실감한다. 그 특별하지 않은 호칭 때문에 책임감이 느껴지고 또 뭔지 모르게 더 전문적이어야 한다는 압박(?)이 든다.

 오늘 면접은 우리의 새로운 가족을 뽑는 중요한 스케줄이다. 같은 장소에서 오랫동안 함께하기에 서로 적지 않은 영향을 준다고 믿는다. 그래서 이제껏 면접이 있을 때마다 여러 가지 방식으로 그 사람을 최대한 많이 알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막상 채용하고 나면 실패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신입직원에게나 우리에게나 둘 다 마이너스였다. 실패한 케이스를 되짚어보니 크게 2가지가 생각난다.


1. 진심이 아닌 면접자

 면접 자리라는 것이 원래 그 시간 동안에는 이 일을 꼭 하고 싶은 사람처럼 보여야 하는 자리다. 이 일에 관심이 있었다, 본인은 성실하다, 본인이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메시지를 쏟아내고 전달시키려 한다. 그러나 그가 내뱉는 문장과 그의 눈빛이 다른 경우가 있다. 말은 그렇게 이야기하는데 눈빛에 진실이 담겨있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사실 처음에는 이런 것을 잘 분별하지 못했다. 또한 '면접을 받는'의 입장에 선 적이 많았기 때문에 10분 20분 보고 사람을 어떻게 판단하나, 저 짧은 질문으로 나의 모든 것을 알아챈 단말인 가 하는 의구심과 불만이 있었다. 하지만 면접자의 입장이 여러 번 반복되고 보니 짧은 면접을 통해서도 이 일에 적합한 사람을 알아챌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자신이 정말 이 일을 하고 싶었던 사람이고 이 일의 가치에 동화되어있는 사람이라면 그가 내뱉은 대답에는 진심과 자신에 대한 성찰을 바탕으로 한 '확신'이 담겨있다.  서류에서는 정말 매력적인 사람이었지만 실제 얼굴을 마주했을 때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느껴지는 면접자가 있는데 대개는 스스로에 대한 성찰이 부족한 상태로 섣부르게 원서를 넣은 사람들이었다. 이런 상황은 면접하는 입장도 허탈해진다. 더 쉽게 이야기하자면 '오늘 시간 낭비했다'라는 생각도 한 적 있다. 매력적이라 기대했던 사람에게 딴 소리를 듣는 것은, 면접을 보는 입장에서도 굉장히 에너지가 소모되는 일이다.


2. 조직 마인드가 없는 면접자

 취업을 한다는 것은 한 조직의 일원이 되는 것이다. 세상 어떤 취업 자리가 '조직'이 아닌 곳이 있을까. 프리랜서라 하더라도 일을 하기 위해서는 일시적으로 속한 팀의 마인드와 맞아야 훌륭한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인데, 하물며 매일 얼굴을 마주하고 하루의 상당한 시간을 함께해야 하는 직장은 더욱 그런 것이 당연하다. 우리가 실패한 면접자 중에 한 명은 결혼을 약속한 남자 친구와 함께하는 시간이 매우 중요한 사람이었다. 중요한 시즌마다 정해진 근무시간외에 추가 근무시간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 부분을 남자 친구가 싫어했다. 신입직원인지라 업무의 자동화가 안된 상태이니 일이 밀리게 되고 자신의 데이트를 방해받는 것 같아 불편해했다. 직원은 남자 친구의 눈치를 보기 시작했고 둘의 싸움이 잦아졌던 모양이다. 결국 우리와 함께 일을 하지 않게 되었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최근에는 개인 생활을 중시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조직 마인드가 갖춰진 사람을 찾기가 어려운 것 같다. 개인적으로 사생활은 매우 중요하다 생각한다. 사실 돈벌이를 하는 이유도 사생활을 위해서가 아닌가. 또한 사생활이 행복해야 일도 즐거운 법이다. 따라서 조직은 조직원의 사생활을 지켜줄 수 있고 존중해주어야 하지만 반대로 조직 마인드에 위배되는 사생활을 지속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조직이 이해해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 사람이 조직에 속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 사람이 이 조직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이 사실을 위배한다면 더 이상 함께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또한 조직의 마인드와 자신의 가치가 동일해야만 그가 이 일로 인해 행복할 수 있고 이 일에서 그가 성공도 할 수 있다.

 

 면접을 받는 사람이 면접을 위해서 시간을 할애하고 긴장감을 느끼듯이 면접을 하는 나 역시도 시간을 할애하며 긴장도 하게 된다. 평소보다 조금 더 깨끗한 옷을 입고 면접자에게 맞는 더 좋은 질문을 하기 위해 물음표들을 정리해본다. 오늘 오후, 우리와 함께할 매력적인 그 사람을 만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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