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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힘껏 행복하기

입덕 1주년을 맞이하여

by 잊드라

2024년 4월 29일

우리집 준호를 본 후로 내 삶의 많은 것이 바뀌었다.

그리고 입덕 1주년이 되었다.


처음에는 '내가 어쩌다 이렇게 되었지?' 놀랍고 신기한 마음에 일기를 썼다.

03화 덕통사고



이러다 말겠지. 기껏해야 며칠, 몇 주, 몇 달 만에 끝날 일시적인 현상이겠지.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허무맹랑한 일방적인 짝사랑을 1년 동안 지속했다.





난 정말 그에게 많은 시간과 마음을 가득 쏟고 있는데 1주년을 기념할 상대는 이 사실을 모른다.

나의 이 절절한 사랑을 기념할 자는 나 혼자 뿐이구나, 아무도 축하해 줄 사람이 없다는 게 조금은 슬퍼서 소울메이트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케이크 쿠폰을 보내줬다. 입덕 1주년을 축하한다며.

정말 감동했다.

(덕후에게 큰 감동을 주려면 덕질 지원이 최고입니다.)








내 삶에 최애가 들어오고 나서 많은 것이 바뀌었다.


며칠 전에 꼭 1년 만에 같은 장소 같은 벤치를 같은 날짜에 가게 되었다.

모든 것이 그대로였는데 나는 완전 다른 사람이 되어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많이 달라져 있었다.


작년의 나는 인생에서 여행하는 게 가장 큰 낙인 사람이었다.

두 번째 낙은 여행의 순간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었다.

덕질은 시간 낭비이고 한철 이벤트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올해의 나는 여행하는 시간마저 아까운 덕후가 되어있었고

인생에서 두 번째 낙은 덕질하는 것을 기록하는 것이다.

진짜는 덕후의 삶이고 그 이외의 것은 해야 하는, 해내야 하는 일들로 느껴진다.

스스로도 놀랍지만, 덕후가 이런 마음인지 덕후가 되어서야 알게 되었다.


이는 실로 엄청난 일이다.

입덕 전에도 나는 행복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내가 가장 행복하고 재미있어하던 것들을 압도하는 더 행복하고 더 재미있는 것이 짜잔! 하고 인생에 등장한 것이다.

이건 마치 하나의 새로운 삶을 선물 받은 것과 같다.

나에게는 이준호 덕후로서의 삶과 인간 누구누구 씨로서의 삶이 있다.

그 두 가지를 모두 살아내느라 일상이 매우 바쁘고 활기차다.










JYP 떠난 이준호, 1인 기획사 차린다...“스태프 모으는 중”



이준호가 1인 기획사를 차린다는 기사가 떴다.

설렌다.

이준호가 대표이고 이준호가 기획하고 이준호가 실천하는 이준호의 앞날은 어떨까.

내가 이준호의 이 역사적인 순간을 생생하게 경험하고 있다는 것이 기쁘다.


3년 전의 이준호를 보며 아 이때라도 이준호를 시작했어야 했어.

6년 전의 이준호를 보며 아 난 그때 뭐 했니ㅜ

10년 전의 이준호를 보며 이때도 넌 아름다웠구나,

후회로 광광대는 것이 아니라

2025년 홀로서기를 하는 이준호를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기대하고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

그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대에 겪는다는 것이 진심으로 기쁘다.


예전에 가끔 멋진 연예인의 과거 전성기를 보며

'그도 정말 멋지고 화려했구나. 그 시절 참 아름다웠구나.'

생각하며 세월의 무상함과 인기의 덧없음과 허탈함을 느끼곤 했었다.

이준호에게 입덕하고 그의 전성기가 과거가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라서 현재를 온전히 함께 즐길 수 있어서 참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앞으로 새로운 많은 것들이 올 것이다.

지금까지도 이준호 덕질은 꽃길이었지만 앞으로 더 다채롭고 아름다운 꽃길이 펼쳐질 것이다.










나도 내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지금은 행복하니까 있는 힘껏 행복해보자.

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것이 벌써 1년이 되었다.


그가 내 삶에 들어오고 나서 매일이 설레고 매일이 재밌고 매일이 바빴다.

지난 1년 동안 단 한순간도 심심하거나 무료했던 적이 없었다.

아직도 모르는 것 투성이고 여전히 처음 보는 영상과 사진이 나온다.


물론 이따금씩

내가 지금 뭐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주문을 외운다.


이준호는 사람이 아니야.


15화 이준호는 사람이 아니다.





이 사랑이 얼마나 지속될지 스스로도 장담할 수 없다.

그러니 오늘도 생각한다.



일단 지금은 행복하니까
있는 힘껏 행복해보자.






('있는 힘껏 행복해라'는 이준호가 주연으로 출연한 [그냥 사랑하는 사이]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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