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 요리
거두절미(去頭截尾)란 고사성어가 있습니다. 머리와 꼬리를 잘라 버린다는 뜻으로 사설(辭說)을 빼고 요점만 말하거나, 앞뒤를 생략하고 본론을 말하는 것을 일컫는 말이기도 합니다.
식재료에서는 콩나물 다듬을 때 거두절미란 표현을 쓰기도 합니다. 하지만 콩나물이라 해서 무조건 거두절미한 게 아니고 어떤 요리에 쓰이냐는 쓰임에 따라 거두절미가 필요한 경우가 있고 거두절미 없이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귀찜, 해물찜등 찜요리에는 거두절미를 합니다. 잡채나 볶음요리에도 거두절미한 콩나물을 쓰기도 합니다. 하지만 콩나물국을 끓이거나 또는 육수로 사용할 때는 거두절미하지 않습니다.
콩나물에는 비타민C를 비롯하여 다양한 필수 영양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는데, 특히 머리에는 아미노산이, 뿌리에는 아스파라긴산이 들어 있어 거두절미를 하게 되면 그마만큼 영양분을 버리는 꼴이 되기 때문입니다. 해서 국물 요리에는 거두절미하지 않고 콩나물을 그대로 사용합니다.
반면 찜 요리 등에는 거두절미를 하지 않으면 콩나물 머리로 인해 식감이 거칠어지고 요리 본연의 맛이 흐트러지기 십상입니다. 또한 삶지 않은 콩나물 머리에서는 간혹 비린내가 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보통은 거두절미하여 사용합니다. 하지만 영양을 생각한다면 통째로 먹는 게 맞습니다. 무조건 거두절미하는게 아니라는 말이기도 합니다.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끊고 살 수는 없다고 하지만 매체를 통해 흘러나오는 뉴스는 외려 스트레스만 더 받게 합니다. 특히 정치 관련 뉴스가 더 그러합니다. 해서 가급적 뉴스에 귀 기울이지 않으려 하는데 텔레비전뿐만 아니라 인터넷, 스마트폰 등 방송 매체가 넘쳐나다 보니 피해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중 가장 얼토당토않게 들리는 소식은 거두절미한 가십거리들입니다. 물론 생산자는 대부분 정치권입니다.
그들은 거두절미를 잘 합니다. 잘 할 뿐만 아니라 교묘히 잘 이용하기도 합니다. 언론 역시 그들이 말하는 거두절미를 확인과 반론의 절차도 없이 경쟁하듯 앵무새처럼 보도하기만 합니다. 요즘 문제시되고 있는 가짜 뉴스 또한 팩트조차 확인하지 않고 거두 덜미 한 채 그대로 퍼 나르다 보니 그 점을 노려 악용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거두절미를 잘 못하는 경우입니다. 먹기 불편함 때문에 콩나물은 어쩔 수 없이 거두절미한 경우가 있다지만, 사람 간의 사이에서 거두절미는 곧 단절로 이어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사람 사이에서 거두절미한 대화는 핵심만 이야기하게 되니 시간 절약은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정과 이유는 알 수 없게 되니 자칫 속 빈 강정이 될 소지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거두절미할 때는 사전에 의사를 충분히 전달하여 상대가 어느 정도 숙지되어 있을 때 쓰이는 게 옳습니다. 요즘처럼 정치인들이 거두절미하는 행태는 내용이 부실하니 거두절미하고 핵심인 것처럼 눈속임하는 '짓거리'일뿐입니다.
찬연했던 가을도 어느새 뒷걸음질 치고 11월로 들어섰습니다. 거두절미한 아귀찜이든 거두절미하지 않은 콩나물국밥이든 콩나물을 재료로 쓰이는 음식은 추위가 밀려드는 이 계절에 적합한 음식들입니다. 권모술수와 거두절미만 일삼는 정치인들이 진정한 거두절미의 뜻이나 헤아릴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들은 재산이나 학벌로 보면 상위 1%인데 하는 행동을 보면 하위 1%에도 들지 못합니다. 어쩌면 이들이야말로 거두절미하고 퇴출시켜야 하는 적폐가 아닐까요?
아참, 한번 더 집고 넘어가자면 콩나물은 거두절미해서 먹기보다는 머리와 뿌리를 함께 먹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거두절미하는 이유는 단지 식감이 거칠어서이고 보기 좋게 하기 위해서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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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을 이용한 요리는 다양하다. 콩나물 국밥을 비롯하여 해장국 등 국물요리뿐만 아니라 아귀찜 등 찜요리에도 빠지지 않는다. 또한 샤부샤부 등 육수를 내는 부재료로도 콩나물은 빠지지 않는다. 단백질과 아스파라긴산 등 인체에 좋은 영양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야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