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사에서 16 국사를 그리워하다!

순천 조계산 승보종찰 송광사

by 황하

여행의 참 맛은 눈으로 보이는 모든 것들이 마음과 통신되어 평상시 느끼지 못하던 새로운 감정선을 내 안에서 만나는 것이다. 그 감정선은 다람쥐 쳇바퀴 마냥 일상에서 반복되던 습관적 감정선과는 분명 다르기 때문에 제대로 맛을 보고 나면 헤어나기 어려운 중독이 되고 만다. 우리는 이것을 여행이 주는 힐링( healing)이라고 표현한다.

절집을 둘러볼 때 웅장한 가람과 초입의 노목들로 인해 소소한 것들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사실 절집은 가람의 배치나 나무 한그루 위치도 허투루 있는 게 아니다. 크든 작든 승과 속의 경계를 두는 해탈교가 있고 일주문이 있으며 천왕문, 불이문을 거쳐야 비로소 큰 법당을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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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으면 심심할 것 같은 곳에는 어김없이 나무 한그루, 아니면 꽃이 심어져 있으며 없어도 좋겠다 하는 곳에는 휑할 정도로 텅하니 비워져 있다. 켜켜이 쌓아 올린 담벼락에도 자세히 보면 바람구멍이 있고 적당한 섬돌 하나도 거스름이 없다. 단청의 오묘함은 두말할 나위 없거니와 우화처럼 그려진 벽화 속 선재동자따라 십우도 보는 재미 역시 쏠쏠하다.
이렇듯 오밀조밀한 절집을 보물찾기 하듯 둘러보는 것도 여행의 참 맛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송광사는 16 국사를 배출한 승보종찰로서 오래전부터 수행자들이 넘쳐났고 오래된 역사만큼이나 목조 삼존 불감(국보 제42호), 국사전(국보 제56호)을 비롯한 국내 최다 사찰 문화재를 보유한 절이기도 하다. 특히 송광사 3대 명물로 불리는 비사리 구시, 능견난사(能見難思,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19호), 천자암 쌍향수(雙香樹, 천연기념물 제88호)를 찾아보는 것도 송광사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다.

요즘 같은 시대에, 선풍을 일으킨 송광사 16 국사가 그리워지는 건 무엇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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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절이 하 수상하다는 표현을 자주 쓰는 요즘이다. 그마만큼 나라나 종교나 시끄럽고 소란만 가득하다. 이럴 때 일 수 록 더 그리워지는 게 성현들이고 선지식들이다. 난세에 영웅 나고 난세에 선각자가 나타난다고 하지만 요즘의 시절에서는 도무지 그러한 인물도 그러한 조짐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 송광사 16 국사가 그리워질 수밖에.

묵은 채기 걸리듯 가슴 답답한 날, 송광사 숲길과 경내를 느릿하게 걸어보시라. 제각기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건물들이며 스님네들과 한 식구 되어 살고 있는 소소한 풀 나무들과 눈 맞춤하며 걷다 보면 묵은 챗기 내려가듯 답답했던 가슴 이미 풀어지고도 남을 것이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발길을 천자암으로 해서 굴목재, 선암사까지도 걸어볼 일이다. 그쯤 걸으면 반 해탈의 경지에 이르지 않을까? 비록 일상으로 돌아오면 도로아미타불이 될지어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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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 순천시 송광면에 위치한 송광사는 통도사, 해인사와 더불어 한국불교 3대 사찰 가운데 승보사찰로서 무수한 고승대덕이 배출된 유서가 깊은 절이다. 또한 법정스님이 주석하셨던 불일암을 비롯 천자암 등을 말사로 두고 있으며 지척에 선암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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